은퇴 고민 끝 대구와 동행 이어가는 이근호 "보너스 같은 1년"

최송아 2022. 1. 1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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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있는 선수 영입한 대구, 작년보다 높은 목표 가져야..제 역할 할 것"
이근호의 지난 시즌 경기 모습 [대구F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남해=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지난해 프로축구 K리그1 3위에 오른 대구FC는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최근 베테랑 공격수 이근호(37)의 '완전 이적'을 발표했다.

울산 현대에서 임대 선수로 지난해 친정팀 대구에 복귀, 리그 30경기를 비롯해 많은 경기를 소화하면서 팀이 각종 대회에서 호성적을 내는 데 힘을 보탠 뒤였다.

1년 계약으로 올해 대구와의 동행을 이어가게 됐는데, 실은 '은퇴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대구의 전지훈련이 한창인 경남 남해에서 만난 이근호는 "나이가 되다 보니 지난해 중반부터 심각하게 은퇴를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개인적으로 제 기량에 만족하지 못했고, 부상을 겪은 무릎을 비롯한 몸 상태에 대한 여러 생각도 있었다. 지난해 팀 성적이 좋았고 경기도 많이 뛰어서 '좋은 상황에서 내가 (끝을) 선택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겠다'는 마음도 들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조언을 구한 선배들은 하나같이 은퇴를 만류했다고 한다. 그렇게 '더 뛰어보자'는 의지가 살아나고 구단과도 얘기가 잘 풀렸다.

이근호는 "대구에서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면, 선수 생활을 늘리려고 다른 팀으로 갈 생각은 없었다"고 귀띔했다.

"대구에서 제 몸 상태가 안 된다고 하셨으면 미련 없이 끝냈을 거다. 다른 구단에서 오퍼가 오더라도 가지 않기로 에이전트와도 상의했다"고 잘라 말했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 팀'으로 마음을 굳혔을 정도로 대구를 향한 이근호의 애정은 각별하다.

데뷔는 2004년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했으나 대구에서 처음 뛴 2007∼2008년 전성기를 열었다. 두 시즌 동안 리그 59경기 23골 9도움을 기록, 2년 연속 K리그 베스트 11에 선정되고 국가대표에도 뽑혔다.

지난해 11월 21일 수원과의 경기에서 이근호의 골에 함께 기뻐하는 대구 선수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가 창단 10주년을 맞은 2012년 팬 투표로 '역대 베스트 11'을 선정했을 때 공격수에 그의 이름이 들어갔을 정도로 팬들의 사랑도 크다.

국내외 다수 팀을 거쳐 선수 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든 이근호가 '행복한 마무리'를 꿈꾸며 대구를 선택한 건 자연스러웠다.

그렇게 '태양의 아들' 이근호가 임대 선수로 돌아온 지난해 대구는 '역대급' 성적을 남겼다. K리그1 3위, 대한축구협회(FA)컵 준우승,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첫 16강 진출을 달성했다.

이근호는 "지난해 마지막(FA컵 결승전 패배)의 아쉬움이 짙게 남은 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시즌을 전체적으로는 잘 끌고 왔다. 힘든 상황도 많아서 걱정도 있었지만, 그런 과정을 좋은 발판으로 삼아 일어나서 괜찮은 시즌을 보냈다"고 되짚었다.

FA컵 패배에 대해선 "그런 일은 프로 선수 생활에선 너무 많다. 매주 매 경기 항상 희비가 엇갈리고 결과가 나오면서 내성이 생겼다"며 "생각은 하되, 선수들과 속에 있는 얘기도 하면서 '다시 하자'는 마인드로 털어냈다"고 전했다.

일부 선수가 핼러윈데이 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시내 거리를 누비는 모습이 온라인에 공개돼 비판을 받는 등 경기 외적인 이슈로 팀이 흔들렸던 건 고참으로서 마음이 무거워지는 부분이다.

이근호는 "경기 외적인 걸 모두 케어할 수는 없지만, 선수들이 경각심을 갖고 프로 선수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에 대해 얘기할 계기가 됐다. 선수들도 많이 느꼈을 것"이라며 "선배로서 안타깝고, 예방하지 못한 책임감이 있다"고 곱씹었다.

이어 "개인의 행복과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지만, 경기력과 팬 서비스, 미디어를 대하는 자세 등 모든 것에 스스로 책임을 지고 결과도 가져가는 것이 프로다운 것으로 생각한다"는 고언도 전했다.

이근호 [촬영 최송아]

올해 대구는 이근호를 완전 영입한 것을 비롯해 측면 수비수 홍철과 이태희, 골키퍼 오승훈 등 검증된 선수들을 영입해 재정비에 나섰다.

알렉산더 가마(브라질) 신임 감독은 조만간 자가격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지휘에 나설 예정이다.

이근호는 "대구가 ACL에 연이어 출전하는 팀이 됐으니, 거기 만족하지 말고 이젠 더 높은 곳으로 도전해도 되지 않나 싶다"면서 "지난해 성적을 생각하면 선수들이 부담스러울 수 있겠지만, 그것도 이겨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경험 있는 선수들이 왔으니 거기에 걸맞은 플레이를 하고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면서 "다른 팀들도 영입을 많이 해 치열한 시즌이 되겠지만, 목표는 일단 위로 잡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근호는 2022년을 '보너스 같은 1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예전처럼 골을 많이 넣고 이런 게 아니라, 이젠 '아프지 않고 시즌 마무리하기' 같은 목표를 세우게 된다. 그리고 개인이 아무리 잘해도 팀 성적이 좋지 않으면 고참에게는 더 뼈아프게 다가오더라"며 '팀 성적'에 방점을 찍었다.

이어 이근호는 "나이를 먹으니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다른 게 많더라. 눈에 보이는 게 생기더라"면서 "훈련이나 경기에서는 가진 걸 쏟고 나오려고 하고, 선수들에게 다가가서 말 한마디 더 하는 것도 제 역할인 것 같다"며 그라운드 안팎에서 바쁜 한 해를 기대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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