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원이 되살린 대하사극 열기..KBS 수신료 인상 힘싣나

김수현 기자 2022. 1. 1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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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부활한 KBS 정통 사극 '태종 이방원' 10% 시청률돌아온 대하사극 열기 지속될지 관심
KBS 1TV '태종 이방원' /사진=KBS

5년 만에 돌아온 KBS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이 시청률 10%대를 유지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방송가에서는 이방원 효과가 최근 판타지 퓨전 사극 위주의 방송가에 다시 대하사극 전성기를 열어 젖힐지 주목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첫방송을 시작한 KBS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은 새해 들어 시청률 10%를 돌파했다. 그간 KBS의 대하사극이 주로 배경으로 삼아왔던 고려말~조선초 시대를 배경으로 해 초반에는 '새롭지 않다'는 평이 많았지만, 방영 한달 만에 고정 시청층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주말 저녁 책임지던 KBS 대하사극, 5년간 맥 끊겼던 이유
'태종 이방원' 중 정몽주가 피살당하는 장면. /사진=KBS
'태종 이방원'은 지난 2016년 '장영실' 이후 5년 만에 편성된 대하 사극이다. 급증하는 제작비에 유튜브, OTT 등 다양한 매체의 성장 등으로 제작환경이 악화하면서 맥이 끊긴 것. 정통 사극의 경우 역사적 고증이 필요하고 간접광고(PPL)를 받기도 어려워 제작비를 감당하기 어렵다. 실제 100부작 이상의 긴 호흡의 대하사극은 흥행 여부를 가늠하기도 쉽지 않아 리스크도 크다.

KBS는 1981년부터 1TV에서 주말 저녁마다 대하사극을 방영하며 '대하사극 전성시대'를 열었다. 당시 병자호란 전후를 다룬 '대명'을 편성한 이래 35년간 대하사극을 제작, 편성해왔다. '용의 눈물', '태조 왕건', '대조영' 등은 작품성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2000년 방영된 '태조 왕건'은 60.2%라는 역대급 시청률을 기록하며 "누가 기침소리를 내었는가", "짐은 미륵이니라" 같은 유행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이번 '태종 이방원'을 이전 방영된 동시대 배경 사극과 비교하며 또 다른 재미를 찾고 있다. 한 시청자는 "선죽교에서 이방원의 명으로 철퇴에 맞아 죽은 정몽주의 이야기는 이미 다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이지만, 드라마에서 어떻게 묘사되는가에 따라 또 다른 재미를 준다"며 "이번 '태종 이방원'에선 '정도전'에서와 달리 백성들이 다 보는 낮에 살해되고 모두가 볼 수 있게 효수된 장면이 고스란히 그려져 인상 깊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주말 저녁에 사극 보는 맛을 오랜만에 느껴보니 좋다"며 "하지만 이번에도 32부작이라 예전의 긴 호흡은 보기 어려워 아쉽다"고 전했다.

"사극 보면서 역사 공부했는데"…고정 시청층은 늘 있었다
KBS 대하사극 '태조 왕건'의 한 장면. /사진=KBS
사실 이 같은 정통사극에 목말라하는 수요는 꾸준히 있어왔다. 지난해 역사왜곡 논란으로 방영 2회만에 막을 내린 SBS '조선구마사' 사태 이후 탄탄한 역사 고증을 바탕으로 한 정통 사극을 원하는 목소리는 더 높아져왔다. 넷플릭스 '킹덤' 등 최근 사극들이 역사를 벗어나 상상력의 영역을 넓혀가는 일련의 흐름에대한 반작용이다.

더 이상 새로운 대하사극이 등장하지 않자 예전 사극을 다시 찾는 시청자들도 늘었다. 유튜브에서 이전 정통사극 영상을 모아놓은 채널 'KBS 드라마 클래식', '빽드(SBS)', '옛드(MBC)' 등에선 과거 '태조왕건', '연개소문', '주몽' 등 인기가 높았던 드라마 다시보기 영상 조회수가 수백만회를 넘는다.

지상파 OTT 웨이브에서도 사극 열풍에 힘입어 조선 건국부터 개화기까지 모아볼 수 있는 '드라마로 보는 조선왕조 500년' 기획전을 열기도 했다. '태종 이방원' 등 최근 작품부터 '용의 눈물', '여인천하', '대장금' 등 이전 드라마 등을 공개했다.

대하사극 전성시대, 수신료 인상 명분 강화할까

CG를 통해 구현된 '태종 이방원'의 한 전투 장면. /사진=KBS
KBS는 올해를 대하사극 부활의 원년으로 삼고 제작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태조 이방원' 이후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을 소재로 한 대하사극도 준비 중이다. 이와 동시에 KBS는 대하 사극 제작비 확보를 위한 수신료 인상안을 제출했다. 지난 6일 국회에 제출된 수신료 조정안에 따르면 KBS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정통 대하 역사 드라마' 제작에 23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정통 대하사극을 방송 공영성의 상징으로 삼아 시청자들의 지지를 유도하는 동시에 수신료 인상 논리에 힘을 싣겠다는 포석이다. 실제 MBC와 SBS 등은 다른 공중파 방송사들은 여전히 대하사극 제작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KBS의 기대와 달리 수신료 인상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여전하다. 오히려 수신료 인상이 무산되면 가까스로 살아난 대하사극 열기가 다시 사그라들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다.

한 콘텐츠 업계 전문가는 "시청자들이 KBS 대하사극에 요구하는 건 엄청난 제작비를 투입한 블록버스터 사극이라기보다는, 좀 작은 규모라도 진짜 역사를 드라마라는 장치를 통해 제대로 알려줄 수 있는 사극"이라면서 "시청률이나 광고 수익 같은 대중성 잣대에 휘둘리지 않고 '진짜 역사를 알린다'는 공영성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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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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