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연초부터 인력 감축.. 은행 이어 희망퇴직 칼바람

유진우 기자 2022. 1.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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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이 연초부터 잇달아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 주요 전업카드사들은 한 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마저 희망퇴직 공고를 내며 업황 악화에 대비해 미리 손을 쓰는 분위기다.

롯데카드도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해 1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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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이 연초부터 잇달아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 주요 전업카드사들은 한 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마저 희망퇴직 공고를 내며 업황 악화에 대비해 미리 손을 쓰는 분위기다. 카드업계는 정부 압박으로 본업인 가맹점 수수료 이익이 매년 주는 가운데, 네이버·카카오 같은 빅테크 결제 서비스와 무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지난 10일 2년 만에 희망퇴직 공고를 사내에 게시했다. 근속 10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하고, 월평균 임금을 기준으로 최대 35개월치를 퇴직금으로 지급하는 조건이다. 하나카드 역시 현재 연차 별로 33개월에서 36개월치 기본급을 지급하는 조건을 내걸고 희망퇴직을 받는 중이다.

카드업계는 대체로 매년 연말쯤 노동조합과 희망퇴직 조건을 논의한 후, 희망퇴직 조건을 게시한다. 해가 넘어가기 전에 희망퇴직 관련 업무는 거의 다 끝마치고 연초에는 상대적으로 새 업무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앞서 KB국민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는 지난해 말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희망퇴직을 받았다.

KB국민카드는 최대 36개월치 임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고, 10여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카드는 11일 기준 12명이 손을 든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은 이들에게 월평균 임금 기준 최대 36개월치를 지급하기로 했다.

롯데카드도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해 1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롯데카드는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근속기간에 따라 32개월에서 최대 48개월에 이르는 기본급과 최대 2000만원 수준의 학자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이은현

보통 한 번에 수백명이 신청하는 은행권 희망퇴직에 비하면 카드사 희망퇴직은 규모가 작아 보인다. 그러나 카드업계에서는 ‘애초에 은행보다 인력 구조가 협소하고, 은행처럼 오프라인 점포 인력이 거의 없는 점을 감안하면 매년 두 자리 수 인원이 빠져나간 자리가 생각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전업카드사 7곳 사업보고서를 분석해보면, 이들 기업 임직원 수는 2018년 말 1만1330명에서 2019년 말 1만1352명으로 소폭 늘었다가 2020년 말 1만1178명으로 줄었다. 2년 새 152명(1.3%)이 감소한 셈이다. 지난해 공채로 뽑은 인원보다 희망퇴직으로 빠져나간 인력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작년 7개 전업카드사 임직원 수는 2020년보다 더 줄었을 가능성이 크다.

전업 카드사들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순이익으로만 2조원을 넘게 챙길 만큼 한 해 장사를 잘했다. 카드론이나 현금 서비스 같은 대출 상품들 수요가 많았던 덕분이다. 그러나 올해는 금융당국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카드론을 포함하기로 한 만큼, 지난 한 해 든든한 밥줄이었던 대출 수익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여기에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까지 겹쳐 영업이익 손실 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항아리형 인력 구조를 미리 추스르는 차원에서 희망퇴직을 받는 것이라고 금융권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희망퇴직은 일시적으로 큰 비용이 나가는 만큼 실적이 좋을 때 진행하는 것이 회사 재무상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연이은 희망퇴직이 경영 효율성을 재고하려는 카드사의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조치라고 볼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희망퇴직 신청 가능 연령대가 차·과장급인 1981년생(만 40세)까지 낮아졌고, 전직을 원하는 직원이 노동조합 채널을 통해 먼저 회사에 희망퇴직을 요청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다.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관계자는 “카드업계 경력자를 더 좋은 조건으로 데려가려는 간편결제 서비스 기업이나 핀테크들이 늘면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 떠나고 싶어하는 젊은 직원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금융업계 전반에 걸쳐 인재 영입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데 희망퇴직으로 인력을 유출하면서 ‘비용을 줄였다’고 기뻐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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