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F-5E 전투기 추락사고.. 2000년 이후 12대째

장용석 기자 2022. 1. 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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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80년대 도입한 대표적 노후 기종.. 현재도 80여대 운용중
軍, 사고원인 조사결과 나올 때까지 동일 계열 전투기 비행 중단
11일 오후 경기 화성시 정남면 관항리의 한 야산에 공군 제10전투비행단 소속 F-5E 전투기 1대가 추락했다.(경인일보 제공) 2022.1.1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공군 F-5E '타이거Ⅱ' 전투기 1대가 11일 비행 중 추락해 조종사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났다.

공군에 따르면 사고 기체는 수원기지(제10전투비행단) 소속으로서 이날 오후 1시44분쯤 경기 화성시 정남면 관항리 소재 야산에 추락했다.

이 기체는 기지에서 이륙한 뒤 상승하던 중 기체 좌우 엔진 화재 경고등이 켜지면서 기수가 급강하했고, 이에 조종사 고(故) 심모 대위는 지상과의 교신에서 2차례 '비상탈출'(Eject)을 선언했다. 그러나 심 대위는 사고 기체에서 탈출하지 못한 채 결국 순직했다는 게 공군 측의 설명이다.

이에 공군은 신옥철 참모차장(중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비행사고 대책본부를 구성해 추락한 전투기의 정확한 피해상황 확인과 함께 사고원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황.

이번 F-5E 전투기 추락사고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 안팎에선 조종사 과실보다는 '기체 노후화' 등에 따른 고장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F-5E의 경우 국내 도입 50년이 다 돼가는 대표적인 노후 기종이기 때문이다.

길이 14.45m, 폭 8.13m, 높이 4.08m의 F-5E는 미국 '노스럽'('노스럽 그루먼'의 전신)사가 1950년대 만든 초음속 경전투기 F-5A '프리덤 파이터'의 개량형으로서 1972년 당시 옛 소련의 미그(MiG)-21 전투기에 대항하기 위한 목적에서 개발됐다.

미국은 이 시기 상대적으로 저가인 F-5E(단좌형)/F(복좌형) 전투기를 이른바 '2급 동맹국'들에 공급했고, 우리 공군도 1974년부터 총 146대의 F-5E/F 기종을 도입했다.

또 우리 공군은 F-5E/F의 원형인 F-5A/B 전투기도 1965~76년 기간 128대를 들여왔고, 1982~86년엔 대한항공에서 조립 생산한 KF-5E/F '제공호'도 68대 도입하는 등 F-5 계열 전투기만 총 395대를 도입, 최대 254대를 동시에 운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군 F-5 전투기. .2018.5.11/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이 가운데 F-5A/B 전투기는 1990년대부터 2005년까지 순차적으로 모두 퇴역했으나, F-5E/F 전투기는 아직도 수원과 강릉기지(제18전투비행단) 등 2곳에서 총 2개 대대 80여대가 '현역'으로 뛰고 있다.

군 당국은 그동안 F-5E/F 계열 전투기를 FA-50 '파이팅 이글' 경공격기 등으로 대체하는 사업을 진행해왔지만, 전량 퇴역은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전력화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군 당국은 오는 2026년까지 KF-21 체계개발을 마친 뒤 2028년까지 40대, 그리고 2032년까지 총 120대를 순차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전투기의 수명이 통상 30년 정도로 간주된다는 점에서 "F-5 계열 전투기의 사고 가능성은 상존해 있다"고 지적한다. 군 당국은 이미 단종된 F-5E/F 부품의 경우 3D프린터로 제작해 사용하는 등 '수명 연장'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지만, 결국엔 물리적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단 이유에서다.

이날 사고를 일으킨 F-5E의 경우 같은 계열 전투기 중에선 그나마 '최근'인 1986년 도입된 기체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 F-5 계열 전투기 추락사고가 발생한 건 이번 건을 포함해 2000년 이후에만 모두 12대에 이른다. 이번 사고에 앞서선 2013년 9월 강릉기지 소속의 F-5E 전투기 1대가 충북 증평군 도안면의 한 야산에 추락했지만 당시 조종사는 비상탈출에 성공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공군은 이날 F-5E 전투기 추락사고와 관련해 원인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모든 F-5 계열 전투기의 비행을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이달 4일엔 공군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A '프리덤 나이트' 1대가 훈련비행 중 기체 이상으로 서산기지 활주로에 동체착륙했지만 조종사는 무사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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