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업무자동화봇 효과 키우려면..현장 직원이 도입 주도해야"

임영신 2022. 1. 12.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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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경 유아이패스코리아 대표
코로나에 로봇 직원 필요 절감
LG유플 직접 전문가 육성나서
SKT 인사부서도 솔루션 도입
"회사가 톱다운으로 주도하는 업무 자동화는 초반엔 생산성 향상 등 눈에 띄는 성과가 있지만 점점 동력을 잃게 됩니다. 업무 혁신의 스피드를 높이려면 직원들이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 자동화에 나서는 '현업 주도형'이 돼야 합니다."

루마니아 스타트업 유아이패스는 블루프리즘·오토메이션애니웨어와 함께 세계 3대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기업으로 꼽힌다. '로봇(봇) 사원'으로 부리는 RPA는 사람이 반복적으로 처리하는 업무를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자동화한 것이다.

유아이패스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박혜경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RPA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보텀업'식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PA 도입에 적극적인 한국 기업에서도 이처럼 현업 주도형으로 성공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박 대표는 평가했다. 예컨대 LG유플러스는 유아이패스코리아 고객사 중 최초로 '시민 개발자'를 50명 넘게 양성했다. 유아이패스는 기업 등에서 RPA를 잘 모르는 일반 직원에게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시민개발자라로 불리는 'RPA 전문가'를 키우고 있다.

SK텔레콤은 데이터에 민감한 HR 부서가 직접 유아이패스 솔루션을 도입했고, 국민은행은 수백 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RPA 해커톤 대회를 열고 있다.

박 대표는 "MZ세대 직원들을 중심으로 RPA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도 직원들이 RPA를 주도적으로 도입하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고, 올해는 이런 움직임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RPA가 현업 단위에서 확산하면 업무에서 '오피스 365'를 매일 이용하는 것 같이 직장인의 필수품처럼 365일 봇을 활용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회사 업무 자동화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박 대표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에 직면했을 때 사업의 연속성과 회복 탄력성을 갖춰 지속 성장하려면 자동화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기업들은 분명하게 경험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기업 이콜랩(Ecolab)이 팬데믹 과정에서 9배 이상 폭증한 소독제를 차질 없이 처리했던 비결도 주문량 처리 등 업무에 RPA를 도입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RPA와 인공지능(AI) 기술이 결합하면서 더 똑똑한 RPA도 등장하고 있다. 유아이패스가 주목하는 것은 별도의 코딩 입력 없이 봇 스스로 의미를 파악해 일을 처리하는 '시맨틱 오토메이션'이다. 박 대표는 "지금은 사람이 봇에게 업무를 이렇게 처리하도록 명령어를 주지만 앞으로는 봇이 업무를 스스로 이해하고 판단해서 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LG화학이 RPA에 딥러닝을 접목해 같은 종류의 샘플 문서 30~100개를 학습시켰다. AI 기반의 RPA는 146개의 문서 중 96개에 대해 정확하게 자동 인식하게 됐다. 그 결과 그동안 사람이 문서 분류에 14개월가량 소요됐던 업무가 4개월로 크게 단축했다. 그는 "AI와 RPA의 융합으로 새로운 솔루션이 계속 추가될 것"이라며 "일하는 방식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RPA는 기업의 ESG(환경·책임·투명경영)에도 기여한다. 박 대표는 "RPA를 도입하면 종이를 쓰지 않는 '페이퍼리스(paperless)' 를 실현할 수 있다"며 "코카콜라 등 글로벌 기업의 경우 경력단절 여성이 재취업하면서 RPA를 활용한 덕분에 회사 업무에 빠르게 적응하고, 장애를 가진 직원이 RPA를 이용해 일반 직원과의 업무 성과 간극을 줄일 수 있다는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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