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장동 법정 증언 보도까지 제소, 수사 봉쇄 이어 언론 재갈인가

조선일보 입력 2022. 1. 12.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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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21년 10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에 조문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조선일보DB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선대위는 11일 대장동 비리 재판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측의 증언을 보도한 30여 언론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했다. 김씨 변호인은 재판에서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안정적인 사업을 위해 지시한 방침을 따른 것”이라고 증언했다. 피고인 측의 이 발언을 가감 없이 보도했는데, 반론의 분량과 제목 크기 등을 문제 삼아 정정을 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언론이 잘못 보도한 내용은 정정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이번 경우는 공개된 법정에서의 증언 내용을 그대로 보도한 것이다. 잘못 보도한 것을 바로잡겠다는 것이 아니라 언론을 위협해 대장동 관련 보도 자체를 막거나 위축시키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지금 김만배씨 측은 ‘이 후보가 수사도 받지 않고 있는데 그가 무죄라면 그가 하라는 대로 한 우리도 무죄’라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식으로 볼 때 김씨 측 말에 일리가 있다고 보는 국민이 많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후보는 “오늘 재판이 있었느냐”고 딴청을 피우더니 뒤로는 언론을 향해 무더기 제소를 쏟아내고 있다.

2004년 이후 지금까지 18년간 선관위에 제출된 언론 보도 관련 이의 신청 중 70% 이상이 지난 넉 달간 이 후보가 낸 것이라고 한다. 작년에만 40여 건으로 대부분 대장동 의혹 관련이었다. 현재까지 3분의 2가량이 기각·각하됐다. 이 밖에 언론중재위원회의 선거기사심의위 제소도 대부분 이 후보가 낸 것이다. 언론중재위원장은 “언론 위축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틀린 말이 아니다.

가짜 뉴스의 진원지와 같은 이 정권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기사만 나오면 ‘가짜 뉴스’라고 공격해 왔다. 징벌적 손배제 등을 담은 언론중재법까지 통과시키려 했다. 국내는 물론이고 국제 언론 단체들까지 “비판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유례없는 악법”이라고 규탄했다. 이 후보는 국회의장을 찾아가 이 법을 빨리 통과시키라고 했다. “가짜 뉴스를 내면 언론사를 망하게 해야 한다”고도 했다.

민주당과 정부는 작년 ABC협회가 인증한 신문 발행 부수가 부풀려졌다며 조사 기준을 바꾸고 경찰 조사까지 벌였다. 하지만 정부가 새 기준으로 조사한 구독률을 보니 ABC협회의 부수가 틀리지 않았다. 이 정권은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심의위원회 등에 친여 인사들을 줄줄이 포진시켜 사실상 방송을 장악하고 있다. 영향력이 큰 주요 방송은 친여 성향이다. 그런데 이도 모자라 소수 언론의 비판 보도마저 틀어막겠다며 행정 조치와 제소를 남발하고 있다. 어떻게 ‘민주’라는 간판을 달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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