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쳐야 산다, 백화점 3사 '뚝딱뚝딱' 리뉴얼 경쟁

송혜진 기자 2022. 1. 12. 03: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분당·용인 고객 잡아라.. 강남 중심으로 재단장 열풍
MZ세대 공략, 백화점 한가운데 우주선이 - 백화점 매장 한가운데 우주선 모형이 들어섰다. 그 안에서 유명 인사의 사인을 전시하거나 굿즈를 판매한다. 20~30대 전용 공간으로 탈바꿈한 현대백화점 판교점 4층 '유플렉스' 모습이다. 기존 백화점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브랜드를 한데 모았다. /현대백화점

“‘아니, 뭐 이렇게 처음 보는 브랜드만 있어’라는 말이 나오도록 바꾸는 게 목표였습니다.” 11일 현대백화점은 경기도 성남 판교점의 4층을 20~30대 전용 공간으로 고쳐 ‘유플렉스(U-PLEX)’라는 이름으로 새로 열었다. 6950㎡(2100평) 규모의 공간에 72개 브랜드를 채웠으며, 이 중 13개는 백화점에 처음 입점하는 브랜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20~30대만 아는 낯선 브랜드도 대거 입점시켰다”고 말했다.

백화점 주요 3사가 새해 매장을 전면적으로 혁신하는 리뉴얼(renewal) 경쟁을 펼친다. 롯데·신세계·현대가 각각 주요 지역의 매장을 더 파격적이고 새롭게 개편하겠다는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특히 백화점 3사는 고객이 많이 몰리는 강남과 경기도 분당·용인 등 준(準)강남권 매장을 중점적으로 손보겠다고 나서면서, “신(新) 강남권 전쟁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고쳐야 더 번다

백화점 주요 3사가 기존 주요 매장을 다시 고치기 위해 앞다퉈 나선 건 백화점의 공간 변화가 매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4층을 ‘유플렉스’로 바꾸고 공개한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4일 동안의 매출은 전년 같은 시기보다 94%가 늘었다. 물건을 구매한 고객 수도 72%가 늘었다. 특히 20~30대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20대 매출은 28%, 30대 매출은 36%가 늘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전면적인 매장 개편이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힘이라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면서 “올해 초부터 내후년까지 본점과 무역센터점, 목동점, 대구점도 대대적으로 리뉴얼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역센터점은 5층을 오는 8월까지 2030세대를 겨냥한 컨템포러리(의류) 편집 매장으로 바꾸고, 압구정 본점은 오는 10월부터 내년 5월까지 식품관과 리빙관 전체를 바꾼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소공동 본점을 대대적으로 바꾸고 있다. 사진은 루이비통·톰포드 같은 명품 브랜드를 강화한 5층 남성 해외 패션 전문관.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도 현재 대대적인 소공동 본점 리뉴얼을 진행 중이다. 전체 영업 면적의 절반가량을 해외 명품으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5층 매장은 이미 전체를 남성 해외 패션 전문관으로 바꾸고 루이비통·톰포드 같은 명품 브랜드도 입점시켰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5층 재단장을 마친 뒤 작년 12월까지 3개월간 매출은 직전 해 같은 기간보다 86%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경기점 재단장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명품관 재단장을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은 이미 모두 명품·화장품 전문관으로 바꿨다. ‘마르니’ ‘메종 마르지엘라’ 같은 해외 명품도 입점시켰다.

◇불붙는 신(新)강남권 전쟁

올해 각 업체가 가장 신경 써서 바꾸려는 매장은 서울 강남에 있거나, 소위 ‘준강남’으로 불리는 수도권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강남점 재단장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역량을 쏟아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세계그룹 출신으로 작년 말 새로 부임한 정준호 대표가 사내 게시판에 영상을 올리고 “1등 백화점을 강남에서 만들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정 대표는 기존 상품 본부를 12개 부문으로 세분화하는 조직개편을 지난 10일 단행했다. 해외 명품도 럭셔리·의류·시계·보석 같은 3개 부문으로 나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강남점을 파격적으로 바꿔 경쟁사를 압도하겠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에서 기존 면세점으로 운영하던 공간을 바꿀 계획이다. 사진은 작년 리뉴얼한 1층 '백 갤러리'.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도 강남점에서 면세점으로 운영되던 공간을 백화점 매장으로 바꿀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약 1만3200㎡(4000여 평) 규모의 공간을 추가로 확보해 랜드마크 백화점의 위상을 굳히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이 이번에 새로 2030 전문관을 선보인 판교점도 소득 수준이 높은 소비자가 몰려 있는 대표적인 준강남권 지역으로 꼽힌다. 압구정 본점도 올해 재단장에 돌입한다. 소득 수준이 높은 고객을 붙잡기 위해 식품관·리빙관 전체를 바꾸기로 한 것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대대적인 재단장을 통해 강남과 준강남권 고객을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