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람으로 보이니?".. 진짜보다 진짜 같은 'AI 셀럽'

김영준 기자 2022. 1. 12. 03: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가수 김래아·모델 로지·앵커 제니퍼
노래하고 광고 출연, 뉴스 진행까지
마스크 안 쓰고 해외여행 사진도
남성 3인조 아이돌도 나올 예정

지난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2′에서 데뷔를 앞둔 가수 김래아(23)가 댄스곡에 맞춰 춤을 추는 뮤직비디오가 공개됐다. 김래아는 “단순히 음악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비주얼 아트, 패션 등 다양한 요소를 전달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했다. 김래아는 가수 윤종신이 몸담고 있는 기획사 미스틱스토리의 프로듀싱을 받아 올해 중 데뷔할 예정이다.

하지만 김래아는 진짜 인간이 아니다. LG전자가 만든 ‘가상 인간’이다. 이름 ‘래아(來兒)’는 ‘미래에서 온 아이’라는 뜻으로, 모션 캡처 작업·딥러닝 기술·자연어 학습 등을 통해 목소리와 움직임을 실제 인간과 같은 모습으로 만들어냈다. 작년 CES에서 처음 등장한 김래아가 올해는 가수 데뷔 소식을 알린 것이다.

가수 데뷔를 앞둔 김래아, 광고 모델 로지, 앵커 제니퍼(왼쪽부터). 이들은 모두 가상 인간이다. 이들처럼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상 인간들이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래아 인스타그램·신한라이프·아리랑TV 유튜브 캡처

김래아처럼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상 인간들이 각광받고 있다. 가수뿐 아니라 뉴스 앵커, 광고 모델 등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올해 CES에서 등장한 가상 앵커 ‘제니퍼’는 한국어와 영어를 완벽히 구사한다. 목소리 톤과 억양, 제스처까지 뉴스 앵커와 똑같다. 제니퍼는 아리랑TV가 자사 문건영 앵커를 모델로 만든 AI 앵커로, 올해 안으로 실제 뉴스 제작에 투입될 예정이다.

작년 7월 광고 모델로 데뷔한 ‘로지’(22)는 현재까지 약 20억원의 수익을 올리면서 광고계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신한라이프’ 광고로 데뷔한 로지는 지난 2020년 8월 인스타그램으로 처음 등장할때는 가상 인간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로지는 코로나 확산으로 해외 여행이 어려워졌을 때도 혼자 마스크를 쓰지 않고 각국을 누비는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관심을 끌었다. 활동을 시작한 지 4개월이 지나서야 가상 인간이라고 밝히면서 팬들이 깜짝 놀라기도 했다. 이후 로지는 KGC인삼공사, GS리테일 등 100곳에 달하는 광고에 출연했고, 패션 화보도 찍었다. 로지는 디지털 모델 개발 업체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가 만든 가상 인간이다. 로지는 팔로어가 11만명인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일주일에 2~3개씩 광고 사진을 올리면서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다.

가상 인간 ‘루시’는 작년 12월 성탄절을 앞두고 쇼 호스트로 데뷔했다. 루시는 롯데홈쇼핑이 자체 개발한 가상 인간이다.

업계에서는 가상 인간이 각광받는 이유로 실제 인간에 비해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콘텐츠를 만들기 수월하고, 사생활 논란 등 위험 요소가 없다는 점을 꼽는다. 개발자들은 인터뷰에서 “모델로 기용한 스타가 구설에 오르면 기업에 직접적 손해를 끼치면서 피해가 크다”며 “가상 인간은 과거가 없고, 미래 스타성만 검증하면 된다”고 했다.

반면 인기를 얻고 있는 가상 인간 대부분이 젊고 마른 여성의 모습으로 만들어져 미(美)의 기준을 획일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업계에선 가상 인간으로 구성된 남성 3인조 아이돌 그룹을 기획하고 있는 등 다양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나오고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