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과장" 폄하한 南 비웃듯.. 北 '음속 10배' 더 센 미사일 도발
신규진 기자 2022. 1. 12. 03:01
[北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北, 6일만에 '마하10' 극초음속미사일
北, 6일만에 '마하10' 극초음속미사일
북한이 올해 첫 미사일 도발 후 엿새 만인 11일 다시 극초음속미사일 추가 시험발사에 나서면서 한미를 겨냥한 비대칭 전력 증강을 가속화하겠다는 속셈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지난해 1월 8차 노동당 대회에서 밝힌 ‘계획표’에 따라 신무기 개발과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북한 미사일 관련 회의에 맞춰 ‘보란 듯’ 다시 도발을 감행하며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무기 개발을 정당화하려는 의도까지 보였다.
우리 군은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당혹감을 내비쳤다. 군은 5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가 성공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선 이례적으로 “성능이 과장됐다”고 평가 절하했지만 이날 북한의 미사일이 음속의 10배(마하 10) 내외 속도가 나오자 “(기술이) 진전된 것”이라며 다른 평가를 내렸다.
○ 軍 ‘평가 절하’ 나흘 만 기술력 과시한 北
1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자강도에서 발사한 미사일이 지난해 9월 시험 발사한 ‘화성-8형’인 것으로 보고 있다. 군은 이번 미사일이 음속의 10배(마하 10) 내외에 달하는 최고 속도로 정점고도 60km를 찍고, 700km 이상 비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군은 지난해 9월 발사된 ‘화성-8형’은 극초음속미사일의 외형은 갖췄지만 속도에서 기준에 미달했다고 봤다. 기준인 ‘마하 5’에 못 미치는 마하 3 정도에 그쳤다고 본 것. 7일에는 이러한 ‘화성-8형’에 대해 “속도도 낮고 제 역할을 못 했다. 가야 할 길이 멀다”고까지 평가했다. 그러면서 5일 북한이 시험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선 극초음속미사일이 아니라 ‘일반적 탄도미사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에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속도가 향상된 극초음속미사일인 ‘화성-8형’을 쏘아 올렸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속도나 변칙기동 등 극초음속 성능을 고도화하기 위한 시험발사”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핵을 실은 극초음속미사일을 수도권으로 발사할 경우 도달까지 1분도 걸리지 않는다.
북한이 “갈 길이 멀다”라는 예상을 비웃듯 극초음속미사일 기준의 2배 속도에 달하는 ‘화성-8형’ 시험 발사를 감행함에 따라 군은 오판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일각에선 최근 안보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가 남북관계를 의식해 북한 미사일 위협 축소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임기 말 시간이 얼마 없는 정부가 종전선언 등 희망의 끈을 놓지 않다 보니 북한에 할 말을 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당혹감을 내비쳤다. 군은 5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가 성공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선 이례적으로 “성능이 과장됐다”고 평가 절하했지만 이날 북한의 미사일이 음속의 10배(마하 10) 내외 속도가 나오자 “(기술이) 진전된 것”이라며 다른 평가를 내렸다.
○ 軍 ‘평가 절하’ 나흘 만 기술력 과시한 北
1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자강도에서 발사한 미사일이 지난해 9월 시험 발사한 ‘화성-8형’인 것으로 보고 있다. 군은 이번 미사일이 음속의 10배(마하 10) 내외에 달하는 최고 속도로 정점고도 60km를 찍고, 700km 이상 비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군은 지난해 9월 발사된 ‘화성-8형’은 극초음속미사일의 외형은 갖췄지만 속도에서 기준에 미달했다고 봤다. 기준인 ‘마하 5’에 못 미치는 마하 3 정도에 그쳤다고 본 것. 7일에는 이러한 ‘화성-8형’에 대해 “속도도 낮고 제 역할을 못 했다. 가야 할 길이 멀다”고까지 평가했다. 그러면서 5일 북한이 시험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선 극초음속미사일이 아니라 ‘일반적 탄도미사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에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속도가 향상된 극초음속미사일인 ‘화성-8형’을 쏘아 올렸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속도나 변칙기동 등 극초음속 성능을 고도화하기 위한 시험발사”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핵을 실은 극초음속미사일을 수도권으로 발사할 경우 도달까지 1분도 걸리지 않는다.
북한이 “갈 길이 멀다”라는 예상을 비웃듯 극초음속미사일 기준의 2배 속도에 달하는 ‘화성-8형’ 시험 발사를 감행함에 따라 군은 오판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일각에선 최근 안보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가 남북관계를 의식해 북한 미사일 위협 축소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임기 말 시간이 얼마 없는 정부가 종전선언 등 희망의 끈을 놓지 않다 보니 북한에 할 말을 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국무회의 참석한 국방-통일부 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왼쪽부터) 등 국무위원들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런 가운데 정부는 여전히 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 완성 단계까진 도달하지 못했다고 보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완성도가 많이 떨어지는 걸로 보인다”고 전했다. 통상 극초음속미사일은 저고도에서 변칙기동(활공)을 하면서도 마하 5 이상 속도가 유지돼야 하는데 그 단계까진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 신무기 개발 계획 밟아가는 北
○ 신무기 개발 계획 밟아가는 北
북한이 다시 무력시위에 나선 건 일단 새해부터 무기 개발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월 노동당 8차 대회에서 극초음속미사일은 물론이고 초대형 핵탄두,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잠수함·수중발사핵무기 같은 신무기 개발을 공언한 바 있다. 이 계획에 따라 지난해 9월 극초음속미사일, 10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가 이뤄졌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선 3월 대선 전후에 북한이 신형 ICBM 등 신무기를 추가 공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안보리 회의에 맞춰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타이밍’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자위권이라는 논리로 전략무기 개발 실험을 일상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유엔 안보리 회의가 소집돼도 추가 제재가 나오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연초부터 바짝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안보리 회의에 맞춰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타이밍’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자위권이라는 논리로 전략무기 개발 실험을 일상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유엔 안보리 회의가 소집돼도 추가 제재가 나오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연초부터 바짝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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