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수보고서]② 보고서의 62% 표절 의심..'각주번호까지 붙여넣기?'

김문영 2022. 1. 11.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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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강릉] [앵커]

강원도 공무원들의 해외연수 보고서에 대한 표절 의혹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KBS는 최근 3년치 보고서 40개의 표절 여부를 자체 검증했는데, 60%가 표절이 의심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김문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년 동안 미국 연수를 다녀온 강원도 공무원의 연수보고서입니다.

이보다 두 달 앞서 나온 국내 민간연구소의 보고서와 비교해봤습니다.

'미국의 46대 대통령'으로 시작하는 민간보고서.

공무원의 보고서에 통째로 실렸습니다.

뒤에도 똑같은 글이 서너쪽씩 이어집니다.

공무원의 보고서에 느닷없이 등장한 16이란 숫자.

민간보고서의 각주번호와 일치합니다.

복사해서 붙여넣기를 하다 빚어진 일로 추정됩니다.

공무원 보고서의 마지막 문단은 민간보고서와 딱 한 단어만 다릅니다.

'한국 정부'가 '강원도'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미국에 다녀와서, 미국 얘기를 쓰는데, 참고문헌은 다 국내 문헌입니다.

표절검증프로그램에 돌려보니, 표절율이 66%로 나옵니다.

[보고서 작성 공무원 A/음성변조 : "잘못하면 해석의 오류라든가 이런 부분들이 발생될 수 있는 부분도 있어서 (생각이 일치하는 부분을) 인용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캐나다를 다녀온 공무원이 쓴 30장짜리 보고서입니다.

2년 전 국토교통부의 보고서와 일치하는 부분이 10장이 넘습니다.

특성화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제안하고자 한다는 연구 배경부터. 예상경제효과 산출근거까지.

글자 하나, 숫자 하나, 밑줄까지 똑같습니다.

표절률은 61%로 나옵니다.

[보고서 작성 공무원 B/음성변조 : "(코로나로) 온라인으로 자료를 수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어차피 국내 자료에서도 외국 자료의 문헌들이 있거든요."]

KBS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강원도청의 장기해외연수 보고서 전체에 대해 표절 여부를 검사해 봤습니다.

학술적으로 표절을 의심할 수 있는 기준은 15%.

이를 넘긴 게 전체 40개 가운데 25개로, 62%에 달합니다.

참고문헌 표기 등 기본조차 지키지 않은 이런 보고서도 발견됐습니다.

[이인재/서울교육대학교 교수 : "국민들을 속이는 행위기 때문에 표절이 의미하는 남의 것을 빼앗아다가 속이는 행위에 부합되는 행위라는 말씀입니다."]

이런 상태라면, 모든 해외연수보고서에 대한 표절 여부 검사가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김문영입니다.

촬영기자:박영웅

김문영 기자 (my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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