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의원 "지난 대선 공정".. 트럼프 "미쳤나, 바보인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각) 자신이 주장하고 있는 ‘2020년 대선 사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발언한 공화당 상원의원을 향해 ‘머저리’ ‘바보’라고 비난했다. 오는 15일 올해 첫 집회를 앞두고 당내에서 자신의 음모론을 반박하는 주장이 나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CNN은 “(올해에도) 트럼프는 대선 사기 주장을 공화당 지지자들의 충성심을 확인하는 리트머스 용지처럼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마이크 라운즈 상원의원(사우스다코타주)은 전날 ABC 방송 인터뷰에서 “(지난 대선에서) 특정 주에서 투표 결과를 바꿀 정도의 부정행위는 없었고 우리가 본 것처럼 선거는 공정했다”며 “지난 대선에서 우린 졌다”고 말했다. 라운즈 의원은 대선 직후에도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인정했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그는 이번 주말 ABC 가짜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위스콘신, 조지아, 애리조나,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다른 주들에서 (대선이 조작된 것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쏟아짐에도 선거가 괜찮았다고 말했다”며 “그는 미친 것인가 아니면 그냥 멍청한 것인가”라고 했다. 이어 그는 라운즈 의원을 ‘라이노’(RINO·Republican In Name Only·허울만 공화당원)라고 부르며 “다시는 나의 공개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 연방 의사당 난입 사태’ 1주년을 계기로 지난 6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했다가 이틀 전 취소했다. 그는 오는 15일 애리조나주에서 올해 첫 집회를 열고 ‘대선 불복’ 주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애리조나주의 매리코파 카운티의 대선 투표 과정에서 자신의 표가 도둑맞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날 워싱턴DC 연방지법의 아밋 메타 판사는 ‘미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 트럼프를 상대로 제기된 민사소송을 진행할지 결정하기 위해 5시간 동안 심리를 진행했다. 메타 판사는 의사당에 난입하는 군중을 트럼프가 제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수차례 언급하고 트럼프의 변호인에게 “(난입 행위에) 트럼프 대통령이 동조한 것 아니냐”고 했다. 다만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판사가) 어느 한쪽으로 결론을 내지는 않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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