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도시인 뉴욕이 미 시민권자가 아니더라도 영주권 등 합법적인 체류 자격이 있는 외국인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을 주기로 했다. 에릭 애덤스 신임 뉴욕시장이 뉴욕 시의회가 최근 통과시킨 투표권 확대 조례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10일(현지 시각)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애덤스 시장은 이날 “뉴욕 주민들은 지자체에 자신들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선거라는 민주적 과정에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이 지난 4일(현지 시각) 뉴욕 부르클린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민주당이 장악한 뉴욕 시의회는 오는 2023년부터 영주권자와 불법 이민자의 미성년 자녀 추방 유예(DACA)로 미국에 거주 중인 젊은이들에게 뉴욕의 각종 지방선거에서 투표권을 주는 조례안을 지난달 통과시켰다. 뉴욕시 유권자가 880만여 명인데, 이번 조치로 투표권을 새로 얻는 이들은 80만명이 넘을 전망이다.
지난 2020년 미 대선 우편 투표 논란 이후 텍사스 등 보수적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부재자 투표를 규제하는 등 투표권을 제한하는 분위기가 확산된 상황에서 뉴욕은 정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서 버몬트·메릴랜드주에서도 외국인 영주권자에 투표권을 주는 법안이 통과됐다. 논란도 커지고 있다. 공화당은 10일 “미국의 선거에 외국인을 참여시키는 것은 명백한 위헌”이라며 뉴욕시 조례 집행 중단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