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광주 붕괴사고, 폭탄 터진듯한 굉음..콘크리트 파편 상가 안까지" 주민 패닉

2022. 1. 11.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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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한복판에 위치한 광천동은 오후 3시 50분을 전후해 SNS 등 붕괴사고 사진과 영상이 줄을 이었다.

지난해 6월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작업 붕괴 사고 때도 시공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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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학동 참사와 같은 시공사에 충격·분노 치밀어"
추가 붕괴 우려 109세대 대피..PC·신호등도 올스톱
실종자 6명 모두 50·60대..휴대전화 위치 현장서 확인 불구 수색 중단
콘크리트 구조물이 지상으로 추락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본 주민들은 공포에 떨었다. 서인주 기자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광주의 한복판에 위치한 광천동 HDC 현대산업개발 재개발 현장은 오후 3시 50분을 전후해 전시상황과도 같은 분위기였다. SNS(소셜미디어) 상에서는 붕괴사고 사진과 영상이 줄을 이을 정도로 관련 소식은 150만 광주 시민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다. 비슷한 시간 다수의 제보자가 헤럴드경제에 관련 소식을 제보할 정도로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 인근의 시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11일 오후 4시께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 공사 중인 고층아파트의 외벽이 무너져내렸다. 사진은 붕괴물 잔해가 쏟아진 지상의 모습. [연합]

폭탄이 터지는 듯 한 굉음과 정전으로 일대는 쑥대밭이 됐기 때문이다. 인근 사무실은 PC가 다운됐고 신호등이 멈춰섰다. 컴퓨터AS회사에서는 피해복구 요구가 속출했다.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공사 중이던 화정아이파크 주상복합 아파트 외벽이 무너져 내린 순간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광주 붕괴 사고 현장에 소방구조인력과 경찰, 공무원 등이 사고 수습을 위해 집결해 있다. [서인주 기자]

실제 기자가 현장을 방문했을때 소방구조인력과 경찰, 광주시, 서구청 등 담당자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육안으로도 확인되는 사건 현장은 참혹했다. 수백여명의 근로자들은 현장에서 대피했고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건설현장에서는 중국인 작업자들의 ‘중국어’도 쉽게 들을 수 있었다.

콘크리트 구조물이 지상으로 추락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본 주민들은 공포에 떨었다. 이 영상은 다수의 채널을 통해 급속히 전파됐다. 불과 6개월전 광주에서 발생한 학동참사와도 유사한 사건이다 보니 광주시민들은 충격과 분노를 표출했다.

인근에서 문구점을 운영하는 김기홍 사장은 “인근 상인들은 땅이 흔들리는 진동과 함께 건물이 무너지는 굉음에 놀라 건물을 뛰쳐나왔다” 며 “너무 놀랐다. 상가에는 지상으로 떨어진 콘크리트 파편이 내부까지 날아들었는데 시공사가 학동 붕괴사고와 같은 회사라는 소식을 듣고 분노가 치밀었다”고 말했다.

올 11월 완공 예정인 주상복합 아파트로 22~39층 5개동에 389세대로 이날 붕괴 사고는 201동에서 일어났다. 구조대원들이 대응방안을 협의중이다. /서인주 기자

외벽이 붕괴된 건물은 2020년 3월 착공해 올 11월 완공 예정인 주상복합 아파트로 22~39층 5개동에 389세대로 이날 붕괴 사고는 201동에서 일어났다.

사고 당시 201동 39층 옥상에서는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진행됐다. 실종된 근로자 6명은 28~31층에서 창호공사(3명) 설비공사(3명)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광주경찰 한 관계자는 “붕괴부분은 201동 23층에서 34층 사이 구간” 이라며 “건물 외벽 자체가 떨어져 나가는 식으로 붕괴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11일 오후 4시께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 공사 중인 고층아파트의 외벽이 무너져내렸다. [연합]

소방당국이 실종 근로자 6명의 휴대전화 위치를 확인한 결과 붕괴 현장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연락이 두절된 상황이다. 하지만 추가 붕괴 우려 때문에 구조 인력들이 현장에 접근하지 못한 채 인명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실종자 김모 씨(66) 등 6명은 모두 50, 60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소방당국은 붕괴 현장 밑에 있던 컨테이너에서 근로자 2명을 구조했고, 다른 근로자 3명은 자력으로 대피했다. 구조된 근로자 1명은 팔꿈치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붕괴된 외벽이 가림막을 무너뜨린 뒤 도로를 덮치면서 인근에 주차된 차량 20여대도 파손됐다. 뒤늦게 소식을 들은 차량 주인들은 허겁지겁 폴리스라인을 뚫고 현장을 찾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추가 붕괴 우려가 있다고 보고 인근 주민 500여 명에 대피령을 내렸고, 구조 장비 45대와 인력 200여 명을 투입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장은 구조인력과 취재진 등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사고직후 현장을 방문해 사고 현황을 브리핑 받고 있다. 서인주 기자

이번 사고 현장의 원청 시공사는 현대산업개발이다. 지난해 6월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작업 붕괴 사고 때도 시공사였다.

당시 사고는 하도급 업체의 철거 과정에서 발생했다. 검찰은 시공사 관계자들도 부실 철거와 공사 계약 비리에 관여했다고 보고 함께 기소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공교롭게도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이른바 ‘학동 참사 방지법’으로 불리는 건축물 관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인근 주민들은 “예견된 사고였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광주경찰도 이날 즉각 수사에 착수해 시공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고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11일 오후 외벽 붕괴 사고가 난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아파트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119구조대가 불빛을 비추며 실종자 여부를 파악 중이다. [연합]

si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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