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우회전 참사..'일시정지' 강화가 대안?

김민혁 2022. 1. 11.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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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덤프 트럭이 사거리에 들어서더니 곧바로 우회전합니다.

초록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11살 초등학생이 이 트럭에 치여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말에만 우회전 하는 차량에 어린이 3명이 숨졌습니다.

2018년부터 3년 동안 우회전 사고로 숨진 사람은 2백 명이 넘고, 다친 사람도 13,000명이 넘습니다.

보행 사상자 열 명 가운데 한 명은 우회전 사고를 당한 겁니다.

뒤늦게 관련 제도가 정비되고 있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대책인지 의문이 남습니다.

먼저 김민혁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평소 많은 차들로 붐비는 서울의 한 교차로입니다.

우회전하기 위해 대기 중인 차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우회전하는 차량들은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있으면 '일시정지'를 해야 합니다.

실제로 이곳 교차로에서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시내버스가 정지 없이 곧바로 통과하고, 사람이 다 건너지도 않았는데 오토바이가 틈을 비집고 지나가다 다른 오토바이와 부딪힐 뻔합니다.

우측 가장자리로 회전하는 게 원칙이지만, 안쪽 차선까지 들어와 보행자를 재촉합니다.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있어도 운전자의 절반 정도는 우회전 때 일시 정지를 하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택시기사/음성변조 : "엄청 밀려요. 사람 없는데도 못 건너가는데 우회전 못 하니까 차가 그냥 밀려서 난리도 아니에요."]

지금의 신호 체계상 우회전하기 어려운 환경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직진 신호에 우회전을 하면 두 번째 건널목에는 보행 신호등이 켜진 상태.

보행자가 건너가길 기다리면, 이번엔 반대편에서 좌회전이나 직진 차량이 다가와 통행을 또 어렵게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우회전을 재촉하는 뒤차의 움직임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택시기사/음성변조 : "(어떤 차선은) 직진도 되고 우회전도 되고… 그런 데서 차가 안 가면 뒤에서 이제 빵빵거리고 하잖아요."]

[이성희/서울시 구로구 : "지금은 일단 보행자가 도로에 없거나 횡단보도에 없으면 눈치껏 빨리 지나가는 편인데, 저기 멀리서 (사람이) 뛰어오더라도 일단 운전자로서는 가는게 좀 마음이 편하죠."]

단순히 운전자들의 습관만 탓하기보다는 구조적인 문제부터 손보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김민혁입니다.

촬영기자:김상민/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최창준

김민혁 기자 (hyu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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