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 열린 '0원'마켓, 1년간 영등포구 3900명 발길
[경향신문]
서울 영등포구청 별관 맞은편에는 마트가 하나 있다. 쌀과 라면, 조미료, 냉동식품 등 식료품뿐 아니라 마스크와 휴지, 샴푸, 세정제, 청소도구 등 생활용품까지 진열된 품목들은 일반 상점과 비슷하다. 냉·온풍기와 전기장판, 핫팩도 있고 철에 맞춘 의류도 구비돼 있다. 다른 점은 물건 값이 0원이라는 것.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이면 누구나 들러 장을 볼 수 있는 ‘영원(0원)마켓’이다. ‘영등포구민이 원하는 마켓’ ‘비용이 0원인 마켓’이라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이다. 취약계층에게 식품을 비롯한 생필품을 지원하는 푸드뱅크는 긴급지원대상, 기초수급탈락자, 차상위계층 등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이곳은 영등포구에 사는 사람이면 4개 품목을 누구나 3만원어치까지 담아갈 수 있다.
후원과 기부로 운영되므로 방문할 때마다 다른 제품을 받을 수 있고, 몸이 불편하거나 고령인 주민에게는 집까지 배달도 해준다.
영등포구는 지난해 1월 구청 별관 푸드마켓 1호점과 신길1동 2호점, 신길6동 3호점까지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3900여명이 방문해 6200회가량 물품을 지원받았다고 11일 밝혔다. 이 중 2300여명은 영원마켓을 2차례 이상 방문했다고 밝혔다.
영원마켓은 구의 운영 지침상 두 번 이상 다녀가는 주민에게는 동주민센터의 복지와 상담을 연계해준다. 지금까지 1177차례 상담이 이뤄져 주민 55명이 새롭게 공공 복지서비스를 신청했고 259명이 추가 물품을 지원받거나 일자리 상담 등 다른 복지 서비스를 받았다. 구는 앞으로 더 많은 취약가구가 방문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품목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또 1인당 4개까지 지원되는 품목을 5개로 늘린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앞으로도 영원마켓이 생계로 힘들어하는 어려운 이웃에게 더불어 살아가는 온정을 전하고 삶의 희망을 되새기게 해주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 잡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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