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2억이나 썼는데 VIP탈락..'백화점' 먹여 살리는 이들은 누구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해외 여행이 제한되고, '보복소비' 열풍 등에 힘입어 백화점 매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VIP의 커트라인도 2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약 4000~5000만원을 더 소비해야 최상위 등급에 속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낸해는 코로나 영향으로 국내 명품 소비가 늘면서 전체 VIP 고객수도 늘어날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의 VIP 등급 중 가장 높은 것은 '트리니티'다. 트리니트의 기준은 지난해 1억원 후반대에서 올해는 2억 3000만원~2억 4000만원 선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 평가제인 트리니티는 백화점에서 소비를 많이 한 회원의 상위 999명에게만 부여한다. 이 때문에 매년 금액 하한선이 다르게 책정된다. 올해 트리니티 고객은 2월 초 결정된다.
현대백화점의 경우에는 최우수 등급에 해당하는 '쟈스민블랙'을 연간 1억2000만원 이상 구매 고객으로 한정했다. 이는 내년부터 적용된다.
롯데백화점의 가장 높은 등급은 '에비뉴엘'과 '레니스'다. 레니스는 연간 1억원 이상으로 금액 조건이 명시돼있다. 하지만, 우수고객(MVG) 회원 사이에서는 에비뉴엘 등급 기준이 2억원을 훌쩍 넘었다고 전해졌다. 에비뉴엘의 선정 기준은 비공개다.
백화점의 VIP 선정 기준이 올라간 것은 코로나 팬데믹 확산 이후 명품 소비가 늘은 것과 관련이 있다. 2020년 백화점 3사(57개 점포)의 총매출이 전년 대비 9.8% 감소했다. 하지만, 명품 부문 매출은 오히려 15.1%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국내 5대 백화점(70개 점포)의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했다. 이 중 명품 매출은 30~40%가량 신장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백화점의 VIP를 이루는 고객들의 비중도 달라지고 있는 모양새다. 과거 연예인 및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 등 40대 이상이었다면, 최근엔 일타 강사를 비롯해, 유튜버,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 등 2030세대의 젊은 층의 구매력이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2030 VIP 전용 라운지'를 열기도 했다. 20·30대 전용 VIP 멤버십 프로그램을 도입한 데 이어 전용 라운지까지 개설했다. 이는 이른바 '영&리치(Young&Rich)'로 불리는 젊은 부유층을 공략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이 이처럼 20·30대를 대상으로 VIP 멤버십을 도입하고 전용 라운지까지 운영하기로 한 것은 이들의 소비력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1~9월 현대백화점 30대 이하 고객에게서 발생한 명품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48.2%로 전체 평균(38.2%)의 1.2배를 넘는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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