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남측 평가절하·안보리 압박 '이중잣대' 겨냥했다

박은경 기자 입력 2022. 1. 11. 21:13 수정 2022. 1. 11.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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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 만에 무력시위 왜

[경향신문]

남측 평가절하에 반박·과시
‘정당한 무기 개발’ 주장 의도
자위권 내세워 발사 일상화

북한이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한 발을 엿새 만에 또 발사한 것은 ‘극초음속 미사일이 아니다’라는 남측 주장을 무력화하고, 국방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려는 다중 포석으로 분석된다. 또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날에 맞춰 추가 발사함으로써 ‘이중잣대’를 비판하려는 의도도 드러냈다.

북한은 11일 마하 10 내외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일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해 “700㎞에 설정된 표적을 오차 없이 명중했다”면서 “국방발전 5개년 계획의 가장 중요한 핵심 과업 완수”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군 당국은 지난 7일 “북한이 쏜 것은 마하 6 수준, 고도는 50㎞ 이하”라면서 “‘극초음속 미사일’이 아닌 성능이 과장된 ‘일반적 탄도미사일’로 판단된다”고 평가절하했다.

이에 북한이 지난 5일 탄도미사일보다 사거리가 길고 속도도 빨라진 미사일을 추가 발사해 남측의 평가를 반박하고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을 과시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합참은 이날 미사일에 대해 “비행거리 700㎞ 이상, 최대속도 마하 10 내외”라고 평가했다.

이번 시험발사는 미국·일본·유럽 등 국제사회가 북한의 지난 5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 비공개회의를 개최한 날에 맞춰 이뤄졌다. 북한으로선 ‘정당한 무기 개발’을 결의 위반으로 규정하는 유엔의 이중잣대를 비판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지난해 말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별다른 대남·대미 메시지를 발신하지 않았지만 연초 연이은 무력시위로 간접 압박에 나선 것이다. 최근 미·중, 미·러 갈등으로 미국의 대북정책 집중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 점도 북한이 전략무기를 실험하기에는 유리한 환경이다.

당초 북한은 2월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군사행동은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중국의 ‘묵인’으로 북한의 연속 무력시위가 가능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지난 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중국은 ‘각국은 언행을 신중히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는 사실상 문제없다는 ‘그린 라이트’를 켜준 셈”이라고 분석했다.

대내적으로는 일정표에 따른 국방력 강화로 내부 결속 효과를 꾀할 수 있다. 북한은 극초음속 미사일을 ‘5개년 계획의 전략무기 부문 최우선 5대 과업 중 가장 중요한 핵심 과업’으로 규정하고 시간표에 따른 시험발사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국경 봉쇄가 2년 넘게 이어지면서 경제난도 장기화되는 가운데 5개년 계획 성과를 적극 과시하면서 주민 독려에 나선 것이다.

향후 북한은 자위권 차원의 무기 개발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시험발사 일상화를 통한 이중잣대 무력화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다음달 2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인 ‘광명성절’ 80주년, 4월15일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 110주년 등 경축일과 3월 남측 대선과 한·미 연합훈련 등 대내외 환경을 고려하면서 전략무기 개발을 지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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