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작년 '재개발 철거 참사'와 같은 시공사였다

광주=이형주 기자 2022. 1. 11.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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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 번개가 치는 것 같았다", "폭탄이 떨어지는 듯한 소리가 나서 전쟁이 난줄 알았다", "바로 전기가 나가 어두워진 통에 너무 무서웠다." 11일 오후 3시 47분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공사 중이던 화정아이파크 주상복합 아파트 외벽이 무너져 내린 순간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 같은 시공사의 반복되는 붕괴 사고이번 사고 현장의 원청 시공사는 현대산업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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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외벽 붕괴 현장.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천둥 번개가 치는 것 같았다”, “폭탄이 떨어지는 듯한 소리가 나서 전쟁이 난줄 알았다”, “바로 전기가 나가 어두워진 통에 너무 무서웠다.”

11일 오후 3시 47분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공사 중이던 화정아이파크 주상복합 아파트 외벽이 무너져 내린 순간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콘크리트 구조물이 지상으로 추락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본 주민들은 공포에 떨며 혼비백산했다. 인근 상인들은 땅이 흔들리는 진동과 함께 건물이 무너지는 굉음에 놀라 건물을 뛰쳐나왔고, 일부 상가에는 지상으로 떨어진 콘크리트 파편이 내부까지 날아들었다.

● “건물 무너지면서 같이 떨어져”

외벽이 붕괴된 건물은 2020년 3월 착공해 올 11월 완공 예정인 주상복합 아파트다. 22~39층 5개동에 389세대로 이날 붕괴 사고는 201동에서 일어났다.

사고 당시 201동 39층 옥상에서는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고, 실종된 근로자 6명은 28~31층에서 창호공사(3명) 설비공사(3명)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붕괴부분은 201동 23층에서 34층 사이 구간”이라며 “건물 외벽 자체가 떨어져 나가는 식으로 붕괴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이 실종 근로자 6명의 휴대전화 위치를 확인한 결과 붕괴 현장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통화는 안 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추가 붕괴 우려 때문에 구조 인력들이 현장에 접근하지 못한 채 인명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실종자 김모 씨(66) 등 6명은 모두 50, 60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 소방당국은 붕괴 현장 밑에 있던 컨테이너에서 근로자 2명을 구조했고, 다른 근로자 3명은 자력으로 대피했다. 구조된 근로자 1명은 팔꿈치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부상자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건물이 무너지면서 (붕괴물과) 같이 떨어졌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근로자는 “지하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굉음이 들리면서 전기가 나갔고, 올라가보니 건물이 무너져 있었다”고 말했다.

붕괴된 외벽이 가림막을 무너뜨린 뒤 도로를 덮치면서 인근에 주차된 차량 20여대도 파손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추가 붕괴 우려가 있다고 보고 인근 주민 500여 명에 대피령을 내렸고, 구조 장비 45대와 인력 200여 명을 투입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 같은 시공사의 반복되는 붕괴 사고

이번 사고 현장의 원청 시공사는 현대산업개발이다. 현대사업개발은 지난해 6월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작업 붕괴 사고 때도 시공사였다.

당시 사고는 하도급 업체의 철거 과정에서 발생했지만, 검찰은 시공사 관계자들도 부실 철거와 공사 계약 비리에 관여했다고 보고 함께 기소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공교롭게도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이른바 ‘학동 참사 방지법’으로 불리는 건축물 관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인근 주민들은 “예견된 사고였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들은 이날 취재진에게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돌이 떨어지고, 합판이 추락하는 등 안전상에 문제가 이어졌는데도 시공사 측은 물론 관할 지방자치단체도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공사 측은 공사를 서두르려는 듯 일요일에도 공사를 강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경찰청은 이날 즉각 수사에 착수해 시공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고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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