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갇힐라' 민주당은 지금 승부수 논쟁 중
[경향신문]
‘40% 벽’에 “정면 승부해야”
“현 행보 유지”…해결책 분분
트럼프 토론 영상 시청하며
“의혹 즉답보다 공약 제시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지율 ‘40%의 벽’에 맞닥뜨리면서 당내에서 백가쟁명식 제안이 나온다. 연금개혁·증세 등 논쟁적 사안과 정면 승부해야 한다는 주장과 정책·비전 제시 중심의 현재 행보를 차분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린다. 지지율 정체기가 길어질수록 국면 전환을 둘러싼 당내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경쟁력을 강조하는 쪽으로 선거운동을 진행하기로 했다. 의원들이 11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불리한 이슈를 피해가는 내용이 담긴 동영상을 시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내에선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시리즈’ 같은 생활밀착형 공약 중심의 전략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분출되고 있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에서 이 후보의 외연 확장 해법을 질문받고 “시대정신과 거시적 과제들을 던져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가 언급한 전 국민 소득보험을 실현하기 위해 증세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하고, 연금 개혁 구상도 밝혀야 한다고 했다. 중도층 공략을 위한 승부수라는 것이다.
“조급할 필요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MBC 라디오에서 “(이 후보 전략은) 푼돈 모아 목돈 만드는 스타일”이라며 “유력 후보가 4~5명 되는 선거에서 40%면 매우 유력한 지지율”이라고 평가했다. 이 시점에 과감한 승부수를 띄우는 것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야기하고 있는 젠더 이슈처럼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있다. 당 미래시민광장위 상임위원장인 조정식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미래·민생 중심 정책 행보와 TV토론 등을 거치면 조만간 40%를 돌파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의원총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네거티브에 대응하는 동영상을 시청했다. 네거티브에 예민하게 반응하기보다 이 후보 강점을 부각하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또 설연휴를 앞두고 의원들의 지역구 민심을 끌어올리기 위한 활동을 펴기로 했다.
강훈식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의총에서 “현재 이 후보 지지율은 윤 후보와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앞서지만 정권교체 여론이 높고, 서울·2030세대에서 이 후보 지지율이 높지 않은 것을 근거로 한 분석이다. 한 재선 의원은 “이 후보가 국정수행 능력 등에서 윤 후보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후보의 유능함을 강조해야 한다”고 전했다. 의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5년 방송 토론회에서 성희롱 발언을 지적받은 뒤 이를 해명하기보다 공약을 설명하며 대응한 영상을 시청했다. 한 의원은 “트럼프가 성희롱 발언을 인정하면 성범죄자가 되고, 부인하면 거짓말쟁이가 되는 상황”이라며 “의혹에 즉각 답하기보다 공약을 이야기하라는 취지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곽희양·김상범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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