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공부문 노동이사제 국회 통과, 조기 안착해 성과 내길

입력 2022. 1. 11.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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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올해 하반기부터 131개 전체 공공기관에 노동이사제가 도입된다. 공기업·준정부기관에서 노동자 대표의 추천이나 노동자 과반수 동의를 받은 비상임이사를 1명 선임하도록 하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1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다. 노동이사제는 노동자 대표성을 띤 이사가 의결권을 갖고 이사회에 직접 참여하는 제도이다. 우선은 공공부문에만 적용되지만, 경영의 투명성과 이사회 운영의 민주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노동이사가 공공기관 이사회에 참여하면, 노동자 쪽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해당 기관이 마땅히 견지해야 할 공익성을 확보하도록 견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 당시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공공기관이 동원돼 부실화한 사례가 생생하다. 향후 공공기관 노동이사제가 활성화할 경우 극소수 경영진이 독단적으로 의사결정하는 행태를 견제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경영 부실화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가 되는 셈이다. 따라서 공공부문 노동이사제는 공공부문 노동자를 위한 것이자, 공공기관의 ‘진짜 주인’인 국민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동계에서는 법안 통과를 환영하고 있다. 반면 경영계는 우선 공공부문에만 적용됨에도 불구하고 개정안 처리에 줄곧 반대해왔다. 노동자들이 경영에 관여해 회사 경영권을 침해하고, 의사결정이 지연돼 경영 효율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선진국을 중심으로 노동이사제가 확대돼온 점을 감안하면 재계의 주장은 과도한 우려라 할 만하다.

외려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도입의 취지를 제대로 살려 제도를 조기에 안착시키는 일이다. 비상임 노동이사 1명은 평균 10명의 이사가 있는 전체 이사회에서 소수에 불과하다. 비상임이라는 점에서 한계를 갖는다는 지적도 있다. 본업에 종사하다 이사회가 열릴 때만 참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각 공공기관은 노동이사제를 이미 시행 중인 일부 지자체 공기업의 사례를 참고해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공공기관의 노동이사제가 경영의 투명성·공공성을 확보하고 노사갈등을 줄이는 성과를 낸다면 민간 기업으로의 확대 가능성도 자연스럽게 열릴 것이다. 일부 재벌기업들이 되풀이해온 폐쇄적이고 불투명한 경영 행태를 개선하려면 노동이사제의 민간부문 확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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