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안보리 보란 듯 엿새 만에 탄도미사일 재발사한 북
[경향신문]
북한이 11일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동해상으로 쐈다. 지난 5일 극초음속 미사일이라 주장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엿새 만이고, 새해 들어서만 벌써 두 번째 무력시위다.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은 극초음속 미사일 범주에 드는 마하 10 내외로, 지난 발사 때보다 진전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화보다는 자력갱생으로 버티면서 자신들의 시간표대로 군사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나, 그렇지 않아도 불안한 한반도 정세를 뒤흔드는 행태라는 점에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북한은 자신들의 미사일 발사 때문에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맞춰 발사를 강행했다. 국제사회 여론악화 등 역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수위·시기 측면에서도 매우 부적절하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현존 미사일방어(MD) 체계로는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해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무기체계다. 북한이 유사한 도발을 계속할 경우 우리 정부도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 완성을 염두에 두고 군사적 대비태세를 높여갈 수밖에 없다. 군비경쟁이 가속화한다면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성은 더 커지고, 그 피해는 남북 모두에 돌아가게 될 것이다. 게다가 미사일 발사는 유엔 제재결의 위반으로, 북이 원하는 제재 완화 가능성을 더 희박하게 만들 뿐이다. 지난 5일 발사 때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메시지에선 “대선을 앞둔 시기 북한이 연속해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한 것에 대해 우려가 된다”고 밝힌 것도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본다.
무엇보다 집권 10년을 맞은 김정은 체제가 군사력 강화로 얻을 게 있을지 의문이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 등으로 ‘제2의 고난의 행군’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북한 주민들의 삶은 피폐한 상황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농업생산을 증대시켜 나라의 식량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겠다며 자력갱생 방침을 천명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와의 교류 없이 고립된 채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을 이뤄낼 수 있겠는가. 한·미는 북한의 잇단 도발에도 대화 기조를 고수하고 있으며, 종전선언 문안에도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이 진정 북한 주민들의 삶을 낫게 만들기 바란다면, 무력시위를 멈추고 종전선언 협상 등 대화 테이블에 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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