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 원 들인 공무원 해외연수..보고서 표절률은 최고 80%
[앵커]
강원도는 해마다 20명 안팎의 공무원들을 1인당 수천만 원씩 들여 장기해외연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국제 감각 향상이란 명목인데요.
KBS가 이들이 낸 연수결과보고서를 분석해보니, 베끼기에 짜깁기가 허다하고 80%가 표절인 보고서도 있었습니다.
엄기숙 기자입니다.
[리포트]
1년 동안 해외연수를 다녀온 강원도청 공무원이 작성한 보고섭니다.
관광 활성화 방안을 제시합니다.
서론의 한 문장이 '21세기에 진입한 이래'로 시작합니다.
이 글보다 석 달 전에 작성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보고서에도 똑같은 문장이 등장합니다.
토씨까지 똑같은 글이 3쪽에 걸쳐 이어집니다.
심지어 오타까지 똑같습니다.
'워크숍'을 '워크셥'으로 잘못 썼습니다.
[표절 보고서 작성 공무원/음성변조 : "논문을 써 본적이 없어 가지고요. 그러다보니까 경험도 없고, 어떻게 표절되느냐 안 되느냐 이런 걸 잘 몰랐고 그래서… 제가 잘 못 했습니다."]
미국을 다녀온 또 다른 강원도청 공무원의 보고섭니다.
민간연구소가 낸 보고서와 같은 글이 수 페이지에 걸쳐 발견됩니다.
거의 복사해 붙인 수준입니다.
결론의 맨 마지막 문장에서 '한국 정부'라는 단어를 '강원도'로 바꿨을 뿐입니다.
[이인재/서울교육대학교 교수 : "본인이 한 것처럼 국민들을 속이는 행위기 때문에 표절이 의미하는 남의 것을 빼앗아다가 속이는 행위에 부합되는 행위라는 말씀입니다."]
통상 두 개의 서로 다른 글에서, 같은 표현이 15% 넘게 발견되면, 표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KBS가 강원도청 공무원들의 최근 3년치, 해외연수보고서를 표절검증프로그램에 돌려봤더니 표절률이 15%를 넘는게 전체 40개 가운데 25개였습니다.
표절률이 최고 81%에 달하는 보고서도 있었습니다.
[이창우/강원도 총무행정관 : "여력이나 전문성이 없어가지고, 그냥 결과 보고서를 정밀하게 검토를 안했던 것 같습니다."]
최근 5년 동안 장기해외연수를 다녀온 강원도청 공무원은 87명, 교육비와 체재비 명목으로 이들에게 지원된 예산은 50억 원에 이릅니다.
KBS 뉴스 엄기숙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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