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임대아파트 당첨 좋아했는데"..어느 60대의 '고독사'
[앵커]
서울 용산구의 한 주택에서 홀로 살던 60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지병 악화로 고독사한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여러 대책을 내놔도 고독사는 매년 늘고 있습니다.
윤아림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2층짜리 다가구 주택의 가스 계량기가 멈춰있습니다.
현관문 앞엔 주인을 알 수 없는 옷이 떨어져 있습니다.
어제 정오쯤 이 집에 세 들어 살던 69살 남성 송 모 씨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송 씨는 다른 세입자를 구한다고, 부동산에 말해 놓은 상황이었습니다.
[집주인/실종 신고자/음성변조 : "부동산에서 집을 보러 간다고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안 받으셨나 봐요. 일요일에 하루종일 전화를 안 받더라고요, 그래서 월요일에 (신고) 하게 된 거죠."]
경찰과 소방당국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을 땐, 이미 송 씨가 숨진 지 사흘 정도 지난 뒤로 추정됩니다.
집 안에는 꺼지지 않은 텔레비전만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숨진 송 씨는 샌드위치 패널로 지은 이 집에서 3년여간 홀로 살았던 거로 파악됐습니다.
주변은 주택 밀집 지역이지만, 송 씨와 알고 지낸 이웃은 거의 없었습니다.
[아랫집 세입자/음성변조 : "처음에 이사 오고는 봤는데, 길에서 봐도 모르겠어. 잘 안 봐 가지고. 누구 오는 것도 못 보고. 이 아저씨가 사망했어? 어디서 사망했어 집에서?"]
송 씨는 2014년부터 생계와 주거 등 기초생활급여를 받아왔습니다.
최근엔 임대아파트에 당첨돼 이사 갈 준비를 했다고 합니다.
[인근 부동산/음성변조 : "(송 씨가)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새집 거기가 됐다고. 그러면서 여기는 2월, 3월 중에 자기 나가야 한다고..."]
경찰은 송 씨가 지병 악화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부검할 예정입니다.
이후 구청은 무연고 장례절차를 밟을 계획입니다.
2020년 무연고 사망자는 처음으로 3천 명을 넘었습니다.
KBS 뉴스 윤아림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영상편집:신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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