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장관, 산하 단체장에 본인 지역구 행사 출연한 성악가 임명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3년여 전 자신의 지역구 행사에 출연해서 노래한 성악가를 산하 단체장에 임명해서 ‘측근 챙기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황 장관은 11일 산하 기관인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대표 이사에 최정숙(53) 전 숙명여대 겸임교수를 임명했다. 신임 대표의 임기는 3년이다.
최 신임 대표는 숙명여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프랑스에서 유학한 메조소프라노다. 2018년 12월 12일 황 장관의 국회의원 지역구인 서울 양천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양천갑 당원과 함께하는 송년 평화 콘서트’에 출연한 경력이 있다. 황 장관의 블로그에 따르면, 당시 황 장관은 직접 사회를 맡았고 최 신임 대표도 출연해서 노래를 불렀다.

현악·관악·타악기 등 기악 전공자들의 연주 단체인 오케스트라의 대표에 성악가를 임명한 것 자체가 지극히 이례적이다. 2019년 임명됐던 박선희 전 대표는 금호문화재단에서 음악 영재 발굴 사업을 전담했고 베를린 필·뉴욕 필 내한 공연의 실무를 맡았다. 2015년 임명됐던 이원철 전 대표는 서울시향 본부장 출신의 음악 행정 전문가로 꼽혔다. 코리안 심포니는 한 해 예산(77억원) 가운데 74%(57억원)를 국비에서 지원 받는다.
거기에 비하면 최 신임 대표는 지난해 지역문화진흥원 이사(비상임)로 임명됐을 뿐 오케스트라 관련 경력은 없다. 지역문화진흥원 역시 문체부 유관 단체다. 이 때문에 음악계에서는 “전형적인 정권 말기의 측근 챙기기 인사” “메조소프라노를 오케스트라 대표로 임명한 건 바이올리니스트를 합창단 대표로 임명한 것만큼이나 비전문적 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황 장관은 이날 임명장을 수여한 뒤 “신임 대표는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발레·오페라 등 국립예술단체와의 협력을 활성화하고 예술감독과의 소통으로 단체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체부 대변인실은 이날 “해외에서 음악을 전공한 경력과 전문성, 국제적 소통 감각 등을 반영했으며 장관과의 개인적인 친분 등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는 반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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