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도 우려한 신흥국 긴축발작..경제여건·선제대응 따라 차별화

이윤화 2022. 1. 11.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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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채권, 주식 자금 올들어 순유입 흐름
2013년 테이퍼 텐트럼과 같은 충격 제한적
신흥국 선제적 금리 인상, 개선된 경기여건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미국 월가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연내 최대 네 차례까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단 예측도 나오면서 2013년 발생했던 긴축발작(Taper tantrum·테이퍼 텐트럼)이 재현될 수 있단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우리나라와 신흥국이 2013년과 달리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한데다 수출 호조 등 경기 여건이 받쳐주고 있어 당시와 같은 수준의 충격은 제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료=국제금융센터.

국제통화기금(IMF)이 경고한 것처럼 연준의 본격적인 금리 인상 시기가 오면 터키 등 유럽 중소 국가와 남아메리카 등 일부 국가에서 신흥국의 통화·주식 가치가 폭락하는 긴축발작이 발생할 수 있으나 나라별로 그 정도의 차이가 클 수 있단 분석도 더해졌다.

올 들어 신흥국 채권·주식시장에 자금 유입 흐름

1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0일~올 1월5일 중 신흥국시장 채권형 펀드는 1000만달러 순유입을 기록했다. 직전 일주일 동안 100만달러 유입에 그친 것에 비해 유입세가 커진 것이다. 같은 기간 신흥국 주식형 펀드 역시 55억달러, 38억달러 각각 순유입 흐름을 이어갔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기준 신흥국지수, 통화가치 등락율을 보더라도 신흥국의 타격은 크지 않다. 지난해 1년 동안 이머징지수는 4.6% 하락했으나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지수 하락은 0.5%에 그쳤고, 통화가치는 9.2% 하락에서 0.2% 상승으로 전환된 모습을 보였다.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연준의 긴축 여파가 2013년에 비해 제한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이 이르면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고, 대차대조표 축소에 들어가는 양적긴축(QT) 병행 검토 논의까지 꺼냈지만 신흥국 주식과 채권, 통화 가치 모두 하락하는 트리플 긴축 리스크가 신흥시장에서 2013년 수준으로 크게 나타나지 않는 것은 미리 금리를 올려둔 선제적 대응 영향이란 분석이다.

실제 브라질, 러시아 등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정책 금리 인상을 시작했고 인도 중앙은행 역시 지난해 11월부터 단기 역레포 금리 조정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과잉 유동성을 흡수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긴축 기조 전환에 대비해 지난해부터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정책금리 인상을 단행한 영향으로 판단된다”면서 “이는 미 연준의 긴축 강화에도 이머징 시장이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토대가 되는 동시에 달러화 강세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연준이 실제 금리 인상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과거와 달리 신흥국 경제 펀더멘털이 성장한 부분도 상대적으로 충격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탄탄한 수출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해 큰 폭의 랠리를 기록했던 인도 증시는 올해 들어서도 3.7%의 상승폭을 기록했고, 루피화의 통화가치 역시 작년 말 대비 0.4% 상승을 나타냈다.

박 연구원은 “터키 등 일부 취약한 국가들이 있지만 신흥국 경제여건이 개선된 부분도 긴축 방어막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충분히 확보한 외환보유고, 수출 호조 등에 따라 신흥국 내에서도 차별화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 긴축 시 충격 차별화할 듯…경계감 유지해야

다만 시장이 예측하지 못한 정도의 연준 긴축 속도가 현실화되는 경우엔 IMF의 경고처럼 신흥국의 긴축발작 여파가 나타날 수 있어 경계감은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IMF는 10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빚이 많고 경상수지 감소 등을 겪는 신흥국들은 이미 달러 대비 환율 변동이 큰 상황”이라며 “인플레이션 압박이 강하거나 중앙은행이 약한 신흥국 시장은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기준금리를 인상하도록 신속히 행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환보유액은 역대 최대 수준이나 경상수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2월 기준 4631억2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4692억1000만달러)에 근접했다. 국내 경상수지도 11월까지 전년동월비 5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전월비로는 지난 9월(100억4000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두 달 연속 흑자폭 증가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그 여파에 10일 기준 연초 이후 코스피지수는 1.7%, 원화 가치는 0.8% 각각 하락한 상황이다. 이는 브라질 헤알화(-1.7%) 통화가치 하락에 비할 바 아니지만, 연준의 긴축 부작용은 지속적으로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역시 지난해 12월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기초경제 여건 및 외국인 투자자의 구성, 과거 연준 통화정책 정상화 시기의 경험 등을 감안할 때 향후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진행되더라도 외국인 증권 투자 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주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예상보다 더욱 가속화돼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경우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의 유출 압력도 상당폭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윤화 (akfdl3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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