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핵심기술 '에코 알막' 국내 생산 앞두고 비상한 관심

김경호 입력 2022. 1. 1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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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산기술연구원 뿌리기술연구소 김봉환 박사가 '에코 알막'으로 만들어진 자동차 내장품을 소개하고 있다./ 인천= 김경호 기자

자동차·항공기·핸드폰·노트북·드론 등 시장에서 부상

[더팩트ㅣ수원=김경호 기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 뿌리기술연구소가 핵심기술인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6%~9% 이하 합금(에코 알막) 특허를 국내 기업에 기술이전하면서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존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합금은 전 세계 시장에서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5% 이하만 생산돼 왔다. 때문에 초경량화와 고강도에 있어서 한계가 있었다.

생기원은 2011년 보잉사와 공동으로 기초연구를 했고, 2015년 폴란드 기업과 공동 연구를 했다. 이어 생기원은 세계 최초로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6~9% 이하 합금 기술을 만들어 특허를 냈다.

생기원이 마그네슘 산화를 막고 에코 알막을 양산하는데 성공했다. 생기원은 2018년 8월 23일 폴란드 비철금속 전문기업 임펙스메탈과 140억원대에 기술이전 협약을 최초로 체결했다.

이어 지난 10일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국내 기업은 (주)비트와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일본 등 아시아권 전기자동차, 노트북, 드론 등 시장에서 관심이 급부상하고 있는 초경량화 고강도 '에코 알막' 국내 생산의 가능해졌다.

연장흠 비트 대표는 "보통 알루미늄을 녹여서 마그네슘을 첨가하면 새까맣게 산화물이 올라와서 금속 소재로의 상용 가치가 없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최대 마그네슘을 5%로 넣는 게 상용화 돼 있었다"며 "그런데 생기원이 불이 안붙는 마그네슘을 개발했다. 여태껏 지구 상의 한계였던 것을 넘어 마그네슘을 6~9%까지 상용화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어떤 금속이든 강도가 올라가면 늘어나는 성질이 떨어지게 돼 있는데 에코 알막은 연신률도 같이 올라간다"며 "조선소의 폐수에서도 내식성이 좋고, 용접이 잘 된다. 얇은 두께로 만들어도 탄성과 강도가 좋고 어떤 모양으로도 성형을 복잡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핸드폰 부품 등에 사용되는 '에코 알막'/ 인천= 김경호 기자

아시아 최초 국내 생산 가능

2018년 폴란드 기업과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하면서 에코 알막의 생산이 시작됐지만 국내 기업에서는 생산하지 못했다. 당초 폴란드 기업은 세계적으로 10위권 기업이고, 우선은 우리 기업이 가지지 못한 기술이 있어서 폴란드와 협력했다.

2020~2021년 국내 중견 중소기업 대기업과 이 판재를 가지고 협력을 시작했다. 현대차, 삼성, LG 등 대기업 협력사와 제품 개발을 위해 협력을 시작했다.

생기원은 이 소재의 국내 생산의 필요성을 느끼고 이번 기술이전 협약을 국내 기업인 비트와 지난 10일 체결했다.

기존에는 분야마다 다르지만 일반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5% 이하 소재는 중국과 일본에서 생산해서 사용해 왔다. 일반 고강도 알루미늄 판재의 경우 우리 나라에서 만들지 못했다.

이번 기술이전 협약이 체결되면서 에코 알막의 자체 생산이 가능해졌다. 설비나 인프라 문제가 있어서 현재는 판재를 폴란드에서 형태만 두껍게 만들어서 비트사에서 재가공해서 얇게 만들어 제품으로 사용하게 된다. 1년 이내 설비나 인프라를 구축해서 자체 생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재는 폴란드에서 6% 이상 마그네슘 합금을 6미리㎜ 이하 두께로 들여 와서 자동차 1~3㎜, 전자제품은 0.1~1㎜로 사용하게 된다.

합금은 현재 폴란드에서 하는데 나중엔 국내에서 생산한다. 마그네슘 6~9% 이하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단가의 차이는 5%와 6% 이하의 경우 차이가 있다. 고강도로 가면 비싸다. 시장의 가격이다. 그럼에도 고강도가 필요한 곳에서는 당연히 알막을 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뿌리기술연구소 김택수(왼쪽) 소장과 (주)비트 연장흠 대표가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 김경호 기자

김봉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뿌리기술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강도가 올라가면 가공이 떨어진다. 그런데 에코 알막은 강도도 높으면서 가공성도 뛰어나다. 이 소재는 얇으면서 호킹 호일처럼 가늘어도 오그려 들지 않는다"며 "마그네슘 5% 미만과 6~9%이하를 비교하면 성형성은 15~20%(가공성) 좋아지고 강도는 2배 차이가 난다. 강도가 2배 높아지면 성형성은 극도로 떨어지는데 이 소재는 성형성을 유지한다. 더 좋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안타깝지만 우리나라보다 유럽은 자동차 알루미늄 판재 사용이 먼저 됐다. 이 소재를 유럽 기업들도 개발하려고 오랫동안 노력했다. 그 기업들이 양산성에서 실패했다"며 "이론적으로 실험적으로 가능성으로는 있었는데 양산은 실패했다. 생기원이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외국기업 여러 곳에서 연락 왔다. 미국과 아시아권 분배 등 협의해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전자 등 분야서 급부상

에코 알막은 자동차용 바디, 항공기 부품, 노트북, 태블릿PC, 핸드폰 구조물 등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이 소재는 조선의 LNG 탱크에도 사용된다. 국내 시장규모는 연간 생산이나 판매로 볼 때 100만t 규모다.

특히 전기자동차 분야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무게는 덜 나가도 강도가 좋아지는 만큼 자동차 연비가 좋아진다. 스틸과 무게 차이는 1/3로 비중이 낮아진다. 자동차 부품이나 바디 등 내장재에도 경량화가 중요시 되고 있는 만큼 판매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자동차 보강제품의 경우 자동차 중간에 보강되는 부분이다. 기존 스틸로 돼 있었는데 기존 금형으로 찍어냈다. 자동차 뼈대가 되는 부분이자 앞쪽과 승차하는 중간 부분이다. 전기자동차의 경우 연료의 효율성 면에서도 고강도 초경량화가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자동차 시장에서도 에코 알막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 부품으로 만든 '에코 알막'./ 인천= 김경호 기자

현재 에코 알막은 밧데리를 만드는 부분에도 상용화 돼 있다. 또 핸드폰 외간과 중간 부품도 알루미늄이 들어간다. 항공용 부품의 경우 내식성도 우수하고 강도도 높은 에코 알막이 쓰이고 있다.

태블릿PC의 경우 6%짜리 에코 알막이 사용된다. 노트북 등에 많이 들어간다. 기존에는 SUS 304가 사용됐다. SUS 가격은 알루미늄보다 훨씬 비싸다. 똑같은 두께로 만들면 예컨대 1㎏에 SUS가 1만 원이면 6%짜리 에코 알막은 5000원인데 실제 두께 차이가 있으니까 가격은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가격과 경량화, 강도에 유리하다. 원래 LG 노트북 gram의 경우 마그네슘을 썼는데 마그네슘 비싸고 만드는 곳이 국내에 없다. 유일하게 광양에서만 만들었는데 지금은 못 만든다. 기존 알루미늄으로는 경쟁이 되지 않았는데 이 소재는 충분하다.

대형 드론 업계도 에코 알막의 생산에 관심을 두고 있다. 초경량화와 고강도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국내 생산의 한계는 존재한다. 에코 알막의 폭이 현재 300㎜이기 때문에 노트북은 가능하지만 자동차 바디 등을 생산하려면 폭 2m 이상을 만들 수 있는 압연 회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5000억 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 폭 2.3m짜리 에코 알막의 생산이 가능해야 조선소나 철도차량 즉 KTX까지 만들 수 있다는 게 생기원의 판단이다.

김세광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뿌리기술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삼성 등 국내 대기업이 쓰려면 공급망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에 알루미늄 판재 만드는 곳이 없다.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로 폴란드에 기술이전 했다"며 "5000억 원짜리 공급망을 만들 수는 없고 그래서 폴란드와 비트사를 통해 공급망을 투 트랙으로 갖추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산업화 하기 위해 공급망을 갖추려고 한다. 폭 2m 이상 짜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철에서 알루미늄으로 경량화는 보편적이고 우리는 알루미늄에서 알루미늄으로 경량화 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트북 내장재로 만든 '에코 알막'./ 인천= 김경호 기자

연장흠 비트 대표는 "개발 진행 중이어서 국내 대기업이 양산을 전제로 테스트를 하고 있으니까 승인되면 빠르면 다다음달부터 양산될 것"이라며 "자동차도 배터리쪽 테스트 하고 있고, 7~8가지 아이템을 가지고 있다. 일본 시장은 독점 판매권을 가지고 있어 향후 전기자동차 등 시장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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