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글로벌 오피니언리더] 코로나 두 번 걸린 멕시코 대통령

사진=EPA 연합뉴스

코로나19에 두 번 걸리고도 "증상이 가벼워 괜찮다"며 건재를 과시하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사진) 멕시코 대통령이 화제입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소식을 여러분께 전한다"며 "증상이 가볍지만 격리하면서 집무실에서만 일하고 원격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68세인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1년 전인 지난해 1월에도 코로나19에 걸려 한동안 격리상태로 업무를 본 적 있습니다. 당시에도 대통령은 증상이 가볍다고 밝혔지만, 이후 치료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고혈압과 심장질환 전력이 있는 대통령의 건강상태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요.

평일 오전 7시마다 기자회견을 여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다소 잠긴 목소리에 대한 기자의 질문이 나오자 "아침에 일어났더니 목이 잠겼다. 독감인 것 같지만 이따가 (코로나19) 검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좀처럼 공식 석상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날 회견 자리에서 "접종을 마친 사람에게 오미크론은 '작은 코비드'(covidcito)"라며 델타 변이만큼 위험하진 않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1·2차 접종을 마친 후 지난해 12월 7일 같은 제약사 백신으로 부스터샷까지 맞은 상태입니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다섯 번째로 많은 멕시코에선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함께 지난 연말 이후 확진자가 폭증해 지난 9일 하루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3만 명을 넘었습니다.

멕시코는 유럽 각국이 채택한 강력한 봉쇄 정책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슨한 방역을 실시해왔습니다. 좌파 성향의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대중주의적 지도자로 통합니다. 여론을 매우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현재 그의 국정수행은 국민 3분의 2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국정수행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상황이지요. 그런데도 대통령 재임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오는 4월 10일 실시할 예정입니다. 중간 신임 투표는 법적 의무가 없고 선관위도 반대하고 있습니다. 선관위가 반대하자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집권 국가재건당을 앞세워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으로부터 투표 실시 승소를 얻어냈습니다. 그의 신임 투표 고집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규화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