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비용'에..높아진 4분기 실적 의존도

한동희 기자 입력 2022. 1. 11. 18:10 수정 2022. 1. 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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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쇼크 LG생활건강 이틀째 하락
상여 등 일회성 비용 몰리는 4분기
코오롱인더·카카오 등 투심 악화
"低밸류·실적 견조한 종목이 대안
가스공사·KT&G 등 관심가질만"
[서울경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가속화와 글로벌 금리 인상 우려로 새해 벽두부터 변동성 장세가 펼쳐지면서 4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의존도가 한층 커지고 있다. 증시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기업의 기본 체력(펀더멘털)이 가장 확실한 투자 ‘가늠자’가 돼주는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4분기 어닝시즌에 몰리는 상여금, 손실 처리 등 ‘일회성 비용’에 주가 향방이 갈릴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11일 코오롱인더(120110)는 전 거래일보다 4.55% 하락한 6만 7,100원에 장을 마감하며 지난해 6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급락세는 지난해 4분기에 일회성 비용이 증가하는 등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오롱인더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29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44.5% 감소하며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며 “물류 차질 영향이 유지됐고 석유수지의 원재료 비용 증가 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며 전 사업 부문의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이 대규모로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키움증권은 코오롱인더에 대해 매수 의견은 유지했지만 목표 주가를 13만 원에서 10만 6,000원으로 내려잡으며 눈높이를 낮췄다.

전날에는 ‘황제주’인 LG생활건강(051900)이 지난해 4분기 실적 쇼크로 인해 주가가 크게 흔들리는 등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실적 우려주의 타격이 표면화되는 모양새다. LG생활건강은 전날 13.41%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0.84% 내린 94만 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이 155억 원을 사들였지만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90억 원, 78억 원을 팔아치우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침체된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날 거래량도 14만 8,885주에 머물며 전일(34만 8,732주)보다 42%나 줄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4분기 실적은 연결 기준 매출 2조 원, 영업이익 2,353억 원으로 컨센서스 이익을 11%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며 “전 분기 대비 면세 매출 감소가 확대됨에 따라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증권가에서는 4분기 어닝쇼크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통상 마지막 분기에 연간 일회성 비용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경향이 있어 예상하지 못한 손실이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035720) 역시 최근 최고경영자(CEO)의 ‘먹튀’ 논란에 이어 일회성 비용 증가에 따른 실적 부담까지 더해지고 있다. 카카오는 이날도 1.66% 내린 9만 5,0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6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NH투자증권은 이날 카카오에 대해 상장 자회사들의 주가 하락과 실적 추정치 하향으로 목표 주가를 기존 18만 원에서 16만 원으로 11.1% 내려 잡았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4분기 실적은 영업이익이 기존 추정치와 시장 컨센서스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며 “4분기 광고와 커머스 등 주요 사업 성수기로 매출액 성장이 지속되겠지만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 증가, 일회성 인센티브로 영업이익은 부진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대로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대하게끔 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대신증권은 현대로템에 대해 4분기에도 수주 호조가 지속됐다며 K2전차 수출도 주가에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금융투자는 한국가스공사를 실적 장세 추천주로 꼽았다. 한국가스공사의 실적에 유가 강세와 금리 상승 등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 추이가 우호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KT&G(033780)도 변동성 장세에서 살펴볼 만한 종목이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이 낮고 실적이 견조한 내수주를 선별해나가는 것이 지금의 단계에서 투자자에게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KT&G가 이 같은 조건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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