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소송 맡은 수탁위 '책임질 능력' 의문

임세원 기자 2022. 1. 1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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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주주대표소송을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 맡기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재계는 물론 국민연금 안팎에서도 적잖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탁위가 그간 국민연금의 민감한 주주 활동을 결정해왔지만 실제 소송 과정에서는 권한만 쥐고 책임은 방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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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 주주대표소송 쇼크
위원 9명 중 대표訴 경험 1명 그쳐
권한 앞세워 기업에 칼 대지만
후폭풍은 기금운용본부가 떠안아
[서울경제]

국민연금이 주주대표소송을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 맡기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재계는 물론 국민연금 안팎에서도 적잖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탁위가 그간 국민연금의 민감한 주주 활동을 결정해왔지만 실제 소송 과정에서는 권한만 쥐고 책임은 방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수탁위가 기업인들에게 큰 부담을 안길 소송 제기만 결정하고 실제 소송 진행과 결과에 따른 후폭풍은 기금운용본부가 떠안게 되는 구조여서다.

수탁위는 국민연금 주주 활동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20년 인원을 14명에서 9명으로 줄이는 대신 상근위원을 두는 방식으로 개편됐다. 수탁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3인의 상근위원과 6명의 비상근위원으로 구성된다. 각각 사용자단체·근로자단체·지역가입자단체가 추천한 전문가 3인씩이 참여하며 위원의 임기는 3년이다. 이번에 보건복지부가 상위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 의결 사항이던 주주대표소송을 수탁위로 넘기는 이유도 보다 소수의 전문가가 협의해 결정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찬반양론이 크고 이에 따른 후폭풍도 막대한 주주대표소송에 대한 책임을 기금운용위가 피하려 했다는 의심의 눈초리도 적지 않다. 국민연금은 2019년 주주대표소송이 가능하게 가이드라인을 개편했지만 아직까지 실행한 적은 없다. 기업의 이사나 감사가 역할을 소홀히 해 기업에 피해를 입혔다면 배상할 책임을 지워야 한다는 논리지만 법정에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손해액이 얼마인지 입증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영진의 배임·횡령 등에 대한 형사 및 행정소송은 결과가 최종 확정되려면 수년이 걸린다. 그 결과에 따라 국민연금이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배상 당사자가 현직에 없을 가능성이 높고 현직에 있더라도 경제적 능력이 될지도 불확실하다.

수탁위 9인은 주로 변호사·회계사 및 경제·경영 부문 교수로 구성돼 있다. 위원들 가운데 기업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해온 전문가는 이상훈 서울시복지재단 공익법센터 변호사 정도다. 그런 이 변호사도 지난해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관련 의결권 행사 과정에서 수탁위를 ‘패싱’했다는 이유로 중도 사퇴했다 복귀한 바 있어 책임 있는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주주대표소송은 해를 넘겨가며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전문성은 물론 소송 주체의 책임감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을 고려해 기업들에 엄청난 타격을 줄 주주대표소송은 수탁위가 아닌 실익을 검증할 수 있는 기금운용본부가 결정권을 갖고 책임도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경제 단체들의 주장이다.

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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