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계약, 그라운드의 영웅 찾기이다[KS우승 비법③]

박선양 2022. 1. 1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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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토브리그서 FA 대박계약을 맺은 나성범, 양현종, 박병호 /OSEN DB(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없음)

지금까지 이런 프로야구 스토리는 없었다. 프로야구단 운영의 한축을 맡아 3년 프로젝트로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마침내 목표를 이룬 야구단 임원이 직접 밝힌 비법이다. 한국프로야구 40년사에 야구단 경영진이 팬들의 야구단에 대한 이해도를 넓히기 위해 자신이 경험한 것들을 에세이로 펼쳐낸 것은 처음이다. 프로야구단의 고위 임원으로 지내면서 팀을 어떻게 강팀으로 만드는지 그 과정 과정 하나씩을 세밀하게 풀어내 팬들에게 알려주는 첫 작품인 것이다. 물론 유진은 필명이다.[편집자주]

-그라운드의 영웅 찾기, FA 계약은 어떻게 진행되나

-팀에 맞는 선수 찾기가 시작이다

오선기 선수는 한때 타격왕을 차지할 정도로 타격에는 자질이 뛰어난 내야수이다. 파워 히터라기 보다는 1, 2루타를 많이 치는 교타자 유형이다. 그리고 박주민 선수는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3할대 타율과 함께 15개 전후의 홈런을 쳐냈다. 오선기 선수와는 다르게, 타격의 정교함뿐 아니라 파워까지 겸비한 타자이다. 하지만 오선수에 비해서 수비가 뛰어난 편은 아니다. 리그 내야수 평균 정도의 수비실력을 보여주었다.

지난 수년 동안 K구단은 센터 내야수들의 수비와 공격지표가 리그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K구단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었다. 그래서 우승을 노리기 위해서는, 센터 내야수를 영입해야만 한다고 판단했다. 마침 FA시장에 여러 명의 좋은 센터 내야수들이 나와 있었다. 그중에서 오선기 선수와 박주 민선수가 제일 유력한 영입 후보 물망에 올랐다.

시즌이 끝나갈 즈음인 10월 어느 날, 소기훈 단장은 FA 영입 대상 후보를 결정하기 위해서, 김선별 데이터분석팀장, 서상철 운영팀장과 같이 미팅을 했다.

“우선 어떤 역량을 가진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 좋은 지를 결정해야 할 것 같은데. 수비와 타격 능력중 어느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 것인가? 타격측면에서는 교타자와 장타자중 어떤 타격 성향이 우리 팀에 더 필요한가? 이 두 가지 질문이 핵심 아닐까?”

그러면서 소단장은 박선수와 오선수 중 누가 K구단에 더 필요한 지 여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김팀장이 입을 열었다.

“이론적으로 보면, 내야 수비의 핵심은 유격수이니까 2루수보다 유격수 수비를 보아왔던 오선수가 더 좋겠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오선수가 과거 부상때문에 유격수로서 수비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측면을 감안하면, 타격능력이 앞선 박선수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해요.”

수비능력은 유격수를 맡아왔던 오선수가 박선수에 비해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두 선수간 타격 성향은 크게 달랐다. FA직전 3시즌 평균 타율이 3할대로 두 선수가 엇비슷했다. 오선수는 매년 홈런이 3~4개에 머무른 반면, 빠른 발을 이용해서 스스로 득점 기회를 많이 만들고 안타를 쳐서 타점도 많이 올리는 편이었다. 40~50개 정도의 타점과 득점을 만들어냈다. 반면에 박선수는 매년 15개 전후의 홈런을 쳐내면서, 80개 이상의 타점과 60개 내외의 득점을 올렸다. 장타력을 활용해서 팀의 공격에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사진>스토브리그서 LG와 FA 계약을 체결한 김현수, 박해민, 허도환 /OSEN DB(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없음)

“하지만 FA계약은 보통 4년이상의 장기계약이란 것을 생각해봐야죠. 에이징 커브(aging curve:-전성기를 지나 쇠퇴기에 접어드는 나이)를 생각하면, 30살인 오선수가 33살인 박선수보다 더 오랫동안 활약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김팀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서팀장은 FA계약이 4년이상의 장기 계약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오선수가 더 나은 옵션이라고 반론을 제기하였다.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의 경우는 군대를 다녀와야 하기 때문에, 보통 29세 전후에 야구선수로서의 전성기를 맞는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경우 27세 전후를 전성기로 평가한다.) 그리고 선수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30대 중반 전후로 성적이 떨어지는 경향이 존재한다.

반면 FA 자격은 8년(대학교 졸업선수) 또는 9년(고등학교 졸업선수)동안 1군 선수로 활약해야만 주어진다. 따라서 보통 30세를 넘어야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야구선수의 전성기에 비해 FA 자격을 늦게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FA 계약을 할 때는 에이징 커브를 중요한 요소로 고려해야 한다.

(*2022시즌이 종료되면 FA 자격은 각각 7년, 8년으로 줄어들 예정임.)

“박선수는 타율뿐 아니라 장타율까지 높은 완성형 타자에 가깝기 때문에, 에이징 커브가 완만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요. 또한 팀의 타점에 대한 기여도도 더 높고요.”

김팀장은 선수 유형별 에이징 커브를 분석한 표를 보여주면서, 박선수가 여전히 나은 옵션임을 강조했다. 타격 정확도와 함께 장타력을 갖춘 선수가 그렇지 않은 선수들에 비해서 더 오랫동안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 결과였다. 이와 같이 선수의 나이뿐 아니라 선수의 유형도 에이징 커브에 영향을 준다. 타자중에서는 타격의 정확도와 장타력을 갖춘 완성형 선수들이, 투수중에서는 빠른 볼 중심의 투수가 변화구 구사율이 높은 투수에 비해서, 오랫동안 활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사진>스토브리그서 NC와 FA 게약을 맺은 박건우, 손아섭 /OSEN DB(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없음)

------이번 금요일(14일)에는 FA 전략 하편이 이어집니다.

/글.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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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S우승 비법①]-팀을 제대로 이끌 감독 선임이 최우선이다  (http://osen.mt.co.kr/article/G1111732106)

=감독 선임의 3가지 덕목이란[KS 우승 비법②] (http://osen.mt.co.kr/article/G1111734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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