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비 주며 '中학생 받지 말라' 압박..中은 '韓서 외면받은 연구'도 관심" [서경 CES 과학기술 포럼]

고광본 선임기자 2022. 1. 11. 17:5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2 성장엔진을 다시 켜라-과학기술 대혁신]
< 5 > 서경 CES 과학기술 포럼 ① 패널들이 본 美中 기술전쟁
미래 산업 패권 'IP'에 달려 있어
美, 특허제도 개선..연구 문턱 낮춰
中은 기초과학 투자 급격히 늘려
韓도 선도형 R&D로 탈바꿈해야
[서울경제]

“포스텍 동문 중에도 천인계획으로 중국 대학으로 간 사례가 있습니다. 기초과학 연구자인 그가 ‘한국에서는 자신의 연구를 높이 쳐주지 않았지만 중국 대학이 관심 있게 지켜봐줬다’는 이야기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했었죠.”

김무환 포스텍 총장은 지난 7일(현지 시간) ‘서경 CES 과학기술 포럼’에서 “미중 과학기술 패권 전쟁의 와중에 중국 대학의 실력이 과소평가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의 과학기술 대학에 대한 투자는 상상 이상이며 선전의 남방과학기술대(SUStech)의 발전 속도는 대단히 경이로울 정도라고 털어놓았다.

김 총장은 “중국이 첨단 분야와 기초과학에서 투자를 급격히 늘려 장기적으로 한중 간 과학기술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천세창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융합촉진 옴부즈만은 “미국의 철저한 견제로 중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치명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중국은 6G로 넘어가기 힘들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 실현 과정에서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지어 1980년대 일본처럼 중국 경제가 주저앉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만은 없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미국이 중국의 발전 속도를 늦추는 것일 뿐 중국의 부상을 막기는 힘들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측과는 궤를 달리하는 분석이다.

그는 “1980년대 미일 무역전쟁과 최근 미중 패권 전쟁의 중심에 지식재산권(IP)이 있다”며 “미국은 특허제도를 개선하고 기업과 연구자가 각각 마음껏 투자하고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힘줘 말했다.

김덕수 한양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현재 우주 관련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는 미국으로부터 ‘중국인 학생은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묵시적인 요청을 받고 있다”며 “하지만 연구실로 오겠다고 희망하는 중국 학생들이 많아 고민”이라며 최근 미중 갈등의 유탄을 전했다.

김 교수는 “미중 기술 전쟁은 이제 우주에서도 크고 작은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2007년 미사일을 쏘아 자국의 위성 파괴 실험을 했을 때 많은 우주 쓰레기가 나오자 미국이 항의한 반면 최근에는 미국 스페이스X의 우주 인터넷 군집 위성들이 중국이 구축 중인 우주정거장 근처를 지나다가 중국으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못지않게 중국도 1만 3,000대 규모의 군집 위성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앞으로 우주에서 미중 간 군사 충돌이 일어나도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과거의 기득권,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던 글로벌 기업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과학기술 혁신에 성공한 기업들은 세계 경제를 지배하고 있다”며 “미중 패권 전쟁의 한가운데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같이 파괴적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CES에서 일본 소니가 전기차를 들고 나온 것을 예로 들며 소니가 세계 가전 산업의 황제로 군림하다가 추락한 뒤 이제는 전기차와 우주기술로 새로운 영광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지식과 기술, 정보와 데이터가 빛의 속도로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공유되는 시대, 과거의 지식만으로 더 잘 살고 행복해질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우리가 연구개발(R&D) 등 모든 분야에서 추격형에서 벗어나 선도형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했다.

임경수 아이디어허브 대표는 “미중 패권 전쟁의 핵심에는 특허 전쟁이 있으며 중국 화웨이도 미국 시장에 들어갔다가 IP 분쟁 때문에 쫓겨나왔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법원은 중국 기업의 특허침해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 등 강력한 처벌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시장에서 화웨이는 물론 샤오미·ZTE·TCL도 특허 경쟁력이 약화돼 스마트폰 사업을 못 하거나 축소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 기업들은 중국 기업들이 많이 참가하는 독일의 ‘IFA’, 스페인 ‘MWC’에 참가하거나 중국 특허 자료를 적극 분석해 중국이 앞서는 분야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