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What] 일대일로 참여국 30% '빚더미'..中에 채무탕감 요구 줄이어

곽윤아 기자 2022. 1. 1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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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새해 첫 해외 순방지로 동아프리카의 에리트레아를 방문해 "중국 기업에 에리트레아 개발에 적극 참여하라고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장이 올해 가장 먼저 에리트레아로 향한 것은 에리트레아가 지난해 11월 중국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 참여를 공식화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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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 '부채 폭탄' 리스크
中 지원자금 70%가 고금리 대출
對中 부채비율 GDP의 10% 넘어
스리랑카 이어 에콰도르도 SOS
'선례 만들면 재협상 요구 봇물'
中, 채무재조정 거부 가능성 커
지난 5일(현지 시간) 새해 첫 해외 순방지로 동아프리카 에리트레아를 방문한 왕이(왼쪽)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이사야스 아프웨르키 에리트레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서울경제]

지난 5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새해 첫 해외 순방지로 동아프리카의 에리트레아를 방문해 “중국 기업에 에리트레아 개발에 적극 참여하라고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장이 올해 가장 먼저 에리트레아로 향한 것은 에리트레아가 지난해 11월 중국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 참여를 공식화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정작 중국의 투자를 받았던 일대일로 참여국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중국이 참여국에 빌려준 대부분의 자금이 고금리인 데다 인프라 운영권 등과 연계된 악성 대출이라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콰도르 외교부는 “기예르모 라소 대통령이 오는 2월 3일 중국을 방문해 부채 상환 조건을 재조정하는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콰도르는 중국에 빌린 50억 달러(약 5조 9,705억 원) 가운데 42억 달러를 3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직격탄을 맞은 에콰도르는 부채 상환이 어려운 실정이다. 2020년 국내총생산(GDP)이 직전 연도 대비 7.8% 감소했고 빈곤율도 25%에서 32%로 늘었을 정도다. 앞서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한 스리랑카 역시 전날 자국을 방문한 왕 부장에게 “부채 재조정에 관심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미 윌리엄앤메리대 산하 연구팀인 ‘에이드데이터’에 따르면 일대일로에 참여한 142개국 중 약 30%인 42개국에서 GDP 대비 대중(對中) 부채 비율이 10%를 넘어섰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경제난까지 덮친 이들 국가는 채무 상환의 어려움이 가중돼 중국에 부채 재조정 협상을 요구하는 상황까지 왔다.

시장에서는 일대일로 참여국 중에는 아프리카·아시아 내 저소득 국가가 많은 만큼 부채 재조정 요구가 빗발칠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라오스의 GDP 대비 대중 부채 비율은 64.8%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콩고(53.4%), 적도기니(49.7%), 앙골라(49.5%) 등도 50% 전후다. 중국이 일대일로 참여국에 지원한 자금의 약 70%는 대출 형태이며 이자율도 평균 4.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공적 금융 대출 이자율(평균 1.4%)보다 훨씬 높다. 리처드 무어 영국 비밀정보국(MI6) 국장은 “일대일로로 저소득 국가들이 ‘부채의 덫’에 치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임에도 중국이 부채 재조정 요구를 받아줄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2020년 잠비아가 120억 달러 이상의 부채를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했을 때도 중국은 별도의 지원을 하지 않았다. 당시 잠비아 부채 중 절반 이상이 대중 부채였다. 이뿐 아니다. 지난해 3월에는 우간다 정부가 부채 상환 조건을 재협상하기 위해 중국에 정부 대표단을 파견했지만 소득이 없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은 (대출 조건을 완화하는) 선례를 만들기 싫어하고 다른 나라의 재협상 요구까지 빗발치는 상황을 피하고 싶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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