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칼텍스배 프로기전] 오늘은 운명

2022. 1. 1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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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4국 ○ 신진서 9단 ● 변상일 9단
초점12(191~201)
축구 경기라면 적게 골을 먹고 져도 잘했다는 칭찬을 받기도 한다. 야구에서는 1위를 달리는 팀이라도 투수가 비실비실한 공을 던지면 약골 팀에도 크게 져 창피를 당한다. 바둑 한판에서는 반집이 모자라 하늘을 올려다보며 아쉬워 한숨 쉰다. 집을 헤아리지 않고 끝난 바둑, 그 결과만 슬쩍 보고 차이가 너무 벌어져 두나 마나 질 게 훤하니 돌을 거뒀네 하고 생각하는 것이 흔하다. 그런 지레짐작과 속사정이 다를 때도 자주 있다. 대마가 잡혔다고 실력 차이가 많이 난다고 판단하는 것은 섣부르다. 골문 앞에서 지키기만 하다가 소나기 골을 먹는 축구와 다르다.

반집이 모자라나 대마가 잡히나 지는 것은 같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대개 시간을 끌지 않고 결론이 확실한 쪽으로 간다. 92 자리를 흑이 두어 백 석 점을 잡으면 백이 이기지 못한다.

백94로 수싸움으로 몰아간다. 실력 세계 1위라는 신진서는 자기에게 불리한 답을 알고 있다.

<그림1> 백1에 끼우고 5로 따내 대마가 살아도 쓸모없음을. 흑6에 씌우는 수로 백 다섯 점을 잡는다. 흑101로 한 집을 내며 한 수 더 늘어났다. 수싸움할 때 한 집은 목숨과 같다. <그림2>처럼 수를 메우면 흑이 2수이고 백 1수. 이때 한 수 차이는 운명이다.

[김영환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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