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Insight] 먹튀 논란에 회사 안팎서 뭇매.. 카카오式 성장방식 한계 왔나

정다은 기자 2022. 1. 1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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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 블록딜로 460억 원 차익을 챙겨 '주식 먹튀' 논란을 빚은 류영준 카카오(035720) 대표 내정자(카카오페이(377300) 대표)가 지난 9일 자진사퇴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카카오 사태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자회사 상장'을 꼽는다.

지난해 '골목상권 침해' 논란도 카카오모빌리티 등 일부 자회사들이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한 데 따른 부작용 성격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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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상장때 스톡옵션 보상
공격적 사업확장 효과 컸지만
경영진 모럴해저드 비판 쏟아져
신뢰 찾으려면 김범수 결단 필요
[서울경제]

장외 블록딜로 460억 원 차익을 챙겨 ‘주식 먹튀' 논란을 빚은 류영준 카카오(035720) 대표 내정자(카카오페이(377300) 대표)가 지난 9일 자진사퇴했다. 하지만 비판 여론은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사태 초반까지만 해도 카카오 ‘크루(직원)’ 등 내부 관계자들 중심으로 경영진에 대한 배신감을 성토하는 모습이었지만, 카카오 주가가 10만 원 아래로 떨어지자 ‘개미'를 비롯한 수많은 외부 투자자들의 비판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정감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올 정도다.

업계에서는 이번 카카오 사태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자회사 상장'을 꼽는다. 자회사 상장 시 막대한 스톡옵션을 보장해 주는 카카오 특유의 경영 방식이 경영진의 모럴 해저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당장 올해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등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블라인드에서는 “자회사 죄다 상장하면 카카오에는 무엇이 남느냐", “마지막엔 라이언, 어피치, 무지(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도 하나 하나 쪼개서 상장하는 것 아니냐" 등 카카오의 잇단 자회사 상장 행보를 조롱하는 댓글이 난무한다.

사실 카카오도 억울한 점이 많다. 카카오가 그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가 각 계열사들이 자율적으로 투자를 유치하고 상장하도록 보장해줬던 점이기 때문이다. 회사 주식을 보유한 임직원들이 상장 성공 시 차익을 챙길 수 있도록 보장해줌으로써 강력한 동기부여가 가능했었던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성장 방정식'이 최근 일련의 사태로 한계를 드러냈다는 점이다. 지난해 ‘골목상권 침해' 논란도 카카오모빌리티 등 일부 자회사들이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한 데 따른 부작용 성격이 컸다. 최근 불거진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주식 매각 사태는 결정타다. 기존 재계에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행위로 회사의 미래 기업가치는 물론 브랜드 이미지마저 큰 타격을 입었다. 경영진도 팔아 치우는 카카오페이 주식에 과연 투자자들이 얼마나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 일반 직원도 아닌 최고 경영진의 이같은 행태를 묵인했던 카카오 내부 문화에도 실망감이 크다. 카카오의 기업문화가 이렇다면 앞으로 진행될 다른 자회사들 역시 기업공개(IPO) 후 같은 행태를 반복할 것이라는 의심은 확정적 전망이 아닐까.

카카오 측은 재발을 막기 위해 경영진 스톡옵션 매도 가이드라인 등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단순히 제도를 손질하는 선에서 잠재우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특단의 대책’ 없이는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결국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결단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지분 매각이 김 의장의 사전 승인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김 의장은 그간 류 대표를 비롯해 자회사 경영진에 측근들을 여러 차례 앉혀 왔다. 김 의장이 직접 나서 도덕적 쇄신에 나서고, 꾸준히 실행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신뢰를 잃는 것은 한 순간이지만, 신뢰를 다시 얻는 것은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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