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한국 최대 걸림돌 '사회적 자본'.."에스토니아 규제 혁명에서 배워라"

김정환,안병준 2022. 1. 1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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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사회자본지수 OECD 꼴찌
15년 전엔 비슷했던 양국 수준
한국 45.2 vs 에스토니아 58.5
디지털정부가 유니콘기업 배출
국가 신뢰도·투명성까지 올라

◆ 2022 신년기획 이젠 선진국이다 ③ ◆

에스토니아 청년창업의 허브로 불리며 365일 24시간 내내 불이 꺼지지 않는 탈린공과대학 내 `멕토리 창업센터`. [매경DB]
경제 규모 면에서 세계 10위 위상을 굳힌 한국이 선진국으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사회적 자본 부족이라는 고질병을 해결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회적 자본은 국가 정책, 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와 사회 구성원 간 협력 정도 등을 말한다. 이를 종합적으로 측정해 수치화한 사회자본지수가 높을수록 해당 국가의 사회 질적 수준이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11일 매일경제가 한국경제연구원에 의뢰해 영국 대표 싱크탱크 레가툼연구소의 국가별 사회적 자본 수준을 분석한 결과, 한국 사회자본지수는 2007년 42.3점에서 지난해 44점으로 정체 상태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의 사회자본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가운데 38위인 꼴찌로 OECD 평균(59.9점)과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만성적으로 부족한 사회적 자본이 한국의 선진국 위상을 깎아 먹고 있는 것이다.

반면 2007년만 해도 한국과 사회적 자본 점수가 엇비슷했던 에스토니아(49.1점→61.2점), 리투아니아(32.9점→49.3점)는 같은 기간 최소 12점 이상 점수가 뛰어오르며 약진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한국이 대대적인 규제 완화와 기술혁명을 통해 사회 투명성을 높이며 사회적 자본까지 끌어올린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발전 모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에스토니아는 개혁과정에서 발생한 불협화음을 강력한 리더십으로 극복하며 사회 신뢰를 쌓고 유럽 대표 정보기술(IT) 강국으로 위상을 굳혔다.

에스토니아는 옛 소련에서 독립해 일찌감치 개혁에 나섰는데, 1992년 당시 32세 나이에 초대 총리로 선출된 마르트 라르가 1994년까지 총리직을 맡으며 국가 성장전략 방향을 IT산업으로 잡았다.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IT를 활용해 효율적이고 투명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 나섰다. 이 결과 에스토니아는 오늘날 유럽에서 가장 앞서가는 IT 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2005년 세계 최초로 출생과 동시에 발급받는 전자신분증을 통해 온라인상에서 납세, 투표, 교육 등 모든 행정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내놨고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2015년에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전자영주권을 발급하는 혁신 실험을 단행했다. 외국인이 시민권을 얻고 규제 없이 회사를 설립하며 금융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는 개혁에 나섰다.

이 팀장은 "에스토니아 개혁 토양은 세계 최대 인터넷 전화 기업인 스카이프나 세계 최대 핀테크 기업 트랜스퍼와이즈를 비롯해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글로벌 유니콘 기업을 배출하는 요람이 됐다"고 말했다.

리투아니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렁에 빠졌다가 2009년 당시 유럽연합(EU) 예산담당 집행위원이었던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가 사상 최초 여성 대통령 자리에 오르며 반전 드라마를 썼다. 국영 에너지·부동산 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민영화를 통해 경제구조 개혁에 나서는 동시에 사법개혁, 부패 척결에 나서며 사회 투명성을 끌어올렸다. 그리바우스카이테 대통령은 국민의 강력한 지지를 바탕으로 2014년 재선에 성공했고, 2019년 7월까지 리투아니아의 개혁을 이끌었다.

박준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에스토니아와 리투아니아는 민주화 이후 정치 체제가 안정되고 정부 신뢰가 높아지며 민주주의가 성숙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환 기자 /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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