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초음속 아니다" 발표에..北, 속도·사거리 더 늘렸다(종합)

정다슬 2022. 1. 1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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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사거리 700km 이상..속도 마하 10넘어"
극초음속 미사일 판정에 대해서는 "정밀 분석 필요"
극초음속 미사일 고도화..화성-8형 후속실험 가능성
북한이 지난 5일 발사한 극초음속미사일(왼쪽)과 작년에 발사한 화성-8형.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정다슬 김호준 기자] 북한이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엿새 만에 또 발사했다. 특히 지난 5일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개최된 날, 또 다시 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서면서 대외환경에 아랑곳 않는 무기 개발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북한은 자신들의 핵·미사일 개발을 도발로 규정하는 ‘이중기준 철회’를 대화의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이번 미사일 발사로 대화 재개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北미사일 계속 발사할 듯”

합동참모본부는 11일 “우리 군은 오늘 오전 7시27분께 북한이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700㎞ 이상, 최대고도는 약 60㎞, 최대속도는 마하 10 내외”라며 “북한이 지난 5일에 발사한 탄도미사일보다 진전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군 당국은 지난 5일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한 탄도미사일에 대해 최대속도 마하 6이며 사거리는 500km라고 밝힌 바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지난 7일 한국 국방부가 북한이 최근에 시험발사한 것은 ‘극초음속 미사일’이 아니라 성능이 과장된 ‘일반적 탄도미사일’이라는 평가를 공개한 것에 대해 북한 지도부는 격분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러므로 북한은 그들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능력을 반박할 여지 없이 입증하기 위해 미사일 시험발사를 연속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군 당국은 이날 발사한 발사체를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유지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상승 후 1단 발사체가 분리된 후 활공 또는 하강 단계에서도 마하 5 이상의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 극초음속 미사일이 아닌 북한 노동 미사일 계열 경우도 상승단계에서는 마하 9~10 정도가 나오고 무수단 미사일은 최대 마하 14로 알려졌지만, 이를 극초음속 미사일로 분류하지 않는다. 합참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계속 포착한 속도가 마하 10 이상이 아니라 최고속도가 그 정도”라며 “(추가적인 부분은) 한미 간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北미사일에 정부 대응 수위도 올라가…文 “대선 앞둔 시기”

북한이 미사일 발사 엿새 만에 두 번째 시험발사를 발사한 것은 사전에 계획된 일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작년 9월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과 같은 기종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제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전략무기 개발 5대 중대과업을 올해 최대한 진전시키기 위해 일단 연구개발이 가장 많이 이뤄진 극초음속 미사일을 중심으로 연초부터 실험일정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미사일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공개회의 개최 날 이뤄졌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제도화된 계획에 따라 대외환경과 무관하게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도발의 일상화를 통해 자신들의 무기 개발이 정당하다면서 이중기준 철회를 강압하는 정치적 목적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유엔 안보리는 비공개회의를 열었지만 성명을 채택하지는 못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제재가 효과적이지 않다고 비판하며 제재 완화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기구 하에서의 단일된 대응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미국·영국·프랑스를 포함 5개 이사국과 일본은 회의 전 별도의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지역 안정을 크게 위협한다”며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참여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북한이 미사일 기술을 빠르게 고도화하면서 한반도평화프로세스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날 청와대는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하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정세 안정이 긴요한 시기에 이뤄진 이번 발사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지난 5일 ‘우려’ 표명보다 한층 더 수위가 올라간 것이다.

군 당국 역시 그간 NSC 입장으로 갈음하던 것에서 벗어나 “최근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이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평화와 안전에 중대한 위협이며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이 진행되는 가운데 군사적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외교당국 역시 한미, 한일 북한수석대표와의 연쇄 유선협의를 한·미·일 삼각공조를 통한 대응태세를 점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NSC 상임위 결과를 보고받고 “대선을 앞둔 시기에 북한이 연속해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한 데 대해 우려가 된다”며 “더이상 남북관계가 긴장되지 않고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각 부처에서 필요한 조치들을 강구하라”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1월 초에만 미사일을 2번 쏜 것은 그게 뭐든 이젠 북미대화나 남북관계에 관심이 없고 기대도 없다는 의미”이라며 “북은 자기 길을 갈 것이고 우린 한반도 평화의 고민이 사라진 대선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다슬 (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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