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극초음속 가능성..與, 北보다 尹 '선제타격' 비판이 먼저

윤호중, 北 미사일 발사 언급 없이 尹에 "호전적"
논평 4분의3이 尹 비판, 北 미사일은 말미에 언급
4성 장군 김병주, 北 미사일에 강한 유감 표명했지만
입장문 제목은 '윤석열 후보는 국민 볼모 도박 멈춰라'

북한이 11일 오전 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의 속도가 극초음속 미사일에 해당하는 마하 10 내외인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이 이 미사일을 수도권으로 쏠 경우, 도달하는 데 1분도 걸리지 않는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은 이 같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규탄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타격’을 거론한 것을 중점적으로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선대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은 이날 오전 7시27분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다. “비행거리는 700km 이상, 최대고도는 약 60km, 최대속도는 마하 10 내외”라고 밝혔다.

마하 10은 중국과 러시아가 보유한 극초음속 미사일 수준의 속력이다. 북한은 지난 5일에도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이를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했으나, 우리 군(軍) 당국은 속력이 마하 5~6으로 추정됐다며 일반적인 탄도미사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자 불과 6일 만에 속력을 두 배로 올린 ‘극초음속’ 수준의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국민의힘은 윤석열 후보가 직접 나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날 서울 성수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으로부터) 마하 5 이상의 미사일이 발사되면, 핵을 탑재했다고 하면, 수도권에 도달해서 대량살상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 이내다. 요격이 사실상 불가하다”면서 “그러면 조짐이 보일 때 3축 체제의 가장 앞에 있는 킬체인(Kill-Chain)이라는 선제 타격밖에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할아버지공장 카페에서 '진심, 변화, 책임'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 5년 간의 대북정책도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호의에 너무 몰입해서 유엔의 (대북) 핵 관련 제재도 선제적으로 풀어야 한다”며 “‘평화쇼’라고 본다”고 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도 유엔 안보리 이사국인 프랑스 대통령에게 북한의 선의를 강조하며 대북 안보리 경제 제재를 풀어달라고 요청 한 기사도 봤다”며 “그 사이에 북한은 미사일을 더 고도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경쟁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스냅백’(조건부 제재 완화)을 골자로 한 대북 정책을 주장한 점도 비판했다.

민주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보다, 윤 후보의 ‘선제타격’ 발언을 더 비판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2시 의원총회에서 북한의 미사일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을 않은 채 윤 후보의 ‘선제타격’ 발언에 “매우 충격적”이라고 했다. 그는 “선제타격은 곧바로 전쟁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정말 호전적인 지도자도 이렇게 대놓고 군사 행동 이야기를 한 적이 없고, 대단히 심각한 인식 수준”이라고 했다.

북한이 지난 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최지은 선대위 대변인은 ‘윤석열 후보의 무책임한 선제타격론 한반도 평화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논평을 냈다. 최 대변은은 논평의 4분의3 정도를 할애해 윤 후보 발언을 비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짧게 “깊은 우려와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선 후보 직속 평화번영위원회 산하 국방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의원도 입장문을 “윤 후보는 국민을 볼모로 한 도박을 멈춰 달라”로 시작했다. 그는 “북한의 반복된 미사일 시험 발사에 깊은 우려와 동시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그러나 입장문 대부분을 윤 후보에 대한 비판으로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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