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강타한 '멸공' 논란.. '스벅' 불매로 재확산

2022. 1. 1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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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 '스벅 안가' 운동.. 네티즌들 스벅카드 잘라 '인증' 릴레이
황교익 "태극기 부대와 일베에 스타벅스를 양보하겠다"
정용진 철지난 '멸공'에 환멸.. 윤석열 동참하면서 정치 이슈로 부상
13일부터 가격 인상하는 스벅에 '좌표'.. 정용진 스벅 50%지분 인수
누리꾼이 만들어 올린 신세계 불매운동 포스터. [온라인 캡처]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촉발시킨 ‘멸공 논란’이 스타벅스 불매운동으로 재확산 되는 양상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멸공 논란에 동참하면서 불똥이 정치권으로 옮아 붙었고, 여당 의원들이 받은 뒤 사안이 다시 여권 지지층으로 되튕기면서 ‘정용진 타격’의 아킬레스 건으로 스타벅스가 급부상하면서다. 정 부회장은 최근 스타벅스 지분을 인수했는데 상장을 해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시점으로도 알려져 있다.

김용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커피는 동네 커피가 최고”라고 쓴 뒤 동네 카페로 보이는 커피숍에서 커피를 들고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김 최고위원은 해시태그로 ‘#작별’을 달았다. 앞으로는 스타벅스를 이용치 않겠다는 의사 표시로 해석된다.

황교익 씨도 “공간을 판다는 스타벅스가 원두 가격이 올랐다고 커피 가격을 올리면 안 된다. 커피의 질을 떨어뜨리거나 양을 줄이는 게 맞다”며 “이래저래 스타벅스 공간이 싫어졌습니다. 태극기 부대나 일베에 스타벅스의 공간을 양보하겠다. 스타벅스 BGM으로 '멸공의 횃불'을 추천한다”고 썼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무총리 사회특보를 맡은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의 글을 공유하면서 "저도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스타벅스에 가지 않을 생각"이라고 적었다.

김 교수는 글에서 "당분간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이마트는 안 갈까 한다"며 "인류학자 제임스 스콧이 말한 약자들의 무기가 태업이라면, 지금 소비자로서의 그 권리를 사용하고 싶다. 제가 동의하지 않는 것은 낡고 철 지난 색깔론"이라고 했다.

현근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자신의 트위터에 "앞으로 스타벅스 커피는 마시지 않겠다"고 썼다. 현 대변인은 "이마트, 신세계, 스타벅스에 가지 맙시다"라는 트윗을 공유하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이 가세하면서 누리꾼들도 신세계 불매 운동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스타벅스를 집중 타깃 대상으로 설정하고 있다. 방송인 송기훈 애널리스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국) 스타벅스는 얼마전 갖고 있던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50%를 정용진에게 넘겨, 미국 스타벅스 지분은 하나도 없다”며 “그래서 스타벅스를 회사 이름에 사용하지 못해 더 이상 스타벅스코리아가 아닌 에스씨케이(SCK) 컴퍼니로 바뀌어 브랜드만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송 애널리스트는 “정용진은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자금 부족으로 일부를 싱가포르투자청에 팔아 자금을 조달했고, 이 SCK 컴퍼니를 상장시킨 다음 싱가포르투자청이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는 조건”이라며 “스타벅스를 불매하면 상장은 물 건너가고, 상장이 안 되면 싱가포르투자청 지분을 정용진이 되사야 하는 조건이어서 ‘스벅 불매’ 하나로 정용진과 이마트는 날아가게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타벅스가 대리점 체제가 아니라 소상공인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8일 서울 동작구 소재 이마트 이수점에서 장을 보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스타벅스 상황도 여의치 않다. 스타벅스는 오는 13일부터 스타벅스 코리아는 음료 가격을 최대 400원까지 인상한다고 밝혔다. 현재 4100원인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의 경우 4500원으로 오르게 되며 카페 라떼는 4600원에서 5000원으로 인상된다. 온라인 상에선 13일 이전에 구매한 카드의 경우 오르기 전 가격으로 커피를 사마실 수 있다는 점에 착안 ‘스벅테크’ 특수와 불매 운동이 혼재된 양상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스타벅스 카드를 자른 사진을 온라인에 게시하면서 “이제는 사먹지 않겠다”고 남겼다. 또다른 이는 “다 망한 공산주의를 가져와서 멸공이라고 하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이 과거 광주신세계 주식을 41억원에 매입했다가 2280억원에 매각하면서 5000%가 넘는 이득을 거둬갔던 사안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신장식 변호사는 “정 부회장이 광주 신세계 주식을 작년 9월 매각해서 주가를 폭락시켰다. 광주 신세계의 경우 신세계와 별도의 법인이지만, 신세계가 주식 100%를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라며 “그런데 정용진 부회장이 41억원을 주고 98년도에 광주 신세계 지분 83%을 인수한다. 사실상 신세계를 통해 법인이 인수할 수 있음에도, 정 부회장 개인이 인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정 부회장이 결국은 자기거래에 해당하는데 정용진 부회장은 가만히 앉아서 5400%의 이익을 만들어 냈다며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자기거래로 잡혀간다”고 주장했다.

한편 멸공 논란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자신의 인스타그램 게시글에 여러 차례 '멸공'이라는 해시태그를 올리면서 시작됐다. 문제는 이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마트를 방문해 ‘달걀과 파, 멸치와 콩나물’을 사면서 ‘달파멸공’ 릴레이에 동참했고 일부 야권 정치인들이 가세하면서 정치권으로 사안이 옮아 붙었다. 여권 정치인들이 다시 가세하면서 관련 사안의 최종 피해자가 스타벅스가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올린 사연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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