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자 깎아준다더니..알고보니 가산금리 같이 올린 은행
동시에 가산금리 0.5%P 올려
우대금리와 가산금리를 동시에 올리는 은행들의 '조삼모사식 대출 정책'이 도마에 올랐다. 우대금리를 올리면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어 고객에게 유리한 것 같지만 같은 시기에 가산금리도 인상하면 실제 대출금리가 올라가 금리 부담에는 별 변화가 없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3일 10개 신용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최대 0.6%포인트, 주택담보대출의 우대금리를 0.5%포인트 올렸다. 이처럼 우대금리를 올리면 대출금리 인하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 은행은 같은 날 가산금리를 비슷한 폭으로 높여 상품별 대출금리는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다. 가산금리는 대출금리 산정 과정에서 은행이 손실 가능성을 대비해 지표금리에 덧붙이는 금리 항목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3일 '우리아파트론' 변동금리 상품의 가산금리를 2.80%에서 3.26%로 하루 사이 0.46%포인트 높였다. 같은 상품 고정금리의 가산금리도 2.60%에서 3.07%로 0.47%포인트 올려 잡았다. 시중은행이 가산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나 올리는 것은 이례적이다.
우리은행은 매월 초 가산금리를 조정하는데, 직전(작년 12월 초) 대출 상품 금리는 전달보다 오히려 하락했었다. 올 들어 이같이 급격하게 금리 조정이 이뤄진 이유로는 은행의 위험 관리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규제가 꼽힌다. 시중은행들은 당국에 매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량을 보고하고 이를 지켜야 한다. 작년에는 전년 대비 대출 증가율을 5%로 맞추면 됐는데, 올해는 이 수치가 4% 선까지 떨어져 대출 관리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연초에 대출 상품 공급이 일부 재개되면서 대출이 늘고 있다. 우리은행은 고정금리 상품인 1월분 적격대출이 지난 3일 이미 동이 났을 정도다. 적격대출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마련한 장기 고정금리 대출 상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대금리 복원으로 대출금리가 낮아지면 대출 수요가 늘어나 관리가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가산금리를 그만큼 크게 올려 대출금리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려고 노력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가산금리 인상은 위험비용을 반영한 조치"라며 "가산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더 올랐지만, 우대금리 해당 고객은 좀 더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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