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복 입은 윤석열 "간호사에 사명감만 요구할 순 없어"

"간호사들 번아웃으로 현장 떠나는 실정"
처우개선·업무범위 확대 추진 약속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1일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코로나19라는 터널에서 간호사들에게 사명감만 요구할 수는 없다”며 이들에 대한 합당한 처우개선을 약속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를 방문해 가진 코로나위기대응 간호사 간담회에서 레벨D방호복을 입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서울연수원에서 열린 간호사들과의 대화에서 “간호인력의 부족현상은 비단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장 간호사들의 고충에 공감한다는 취지로 레벨D방호복과 의료용 마스크, 페이스실드를 함께 착용하고 등장했다.

윤 후보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많은 간호사들이 번아웃으로 현장을 떠나고 있는 실정”이라며 “거동도 불편한 방호복을 입고 24시간 근무해야 하는 열악한 환경 속 환자를 돌보다 확진 판정을 받거나 격리조치된 분들도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병상이 없어 구급차에서 아이를 낳고도 치료도 못 해본 채 목숨을 잃는 상황을 현장에서 직접 겪고 있을 여러분의 그 절망과 고통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공감했다.

그러면서 “‘환자의 목숨을 책임 있게 감당할 수 없어서 나는 이제 그만둔다’는 간호사분의 기사를 접했을 때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다”며 “코로나19 팬데믹에서 간호사들의 희생과 헌신이 이루 말할 수 없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의료인으로서 당당하게 근무하도록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간호사 업무환경을 개선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는 “여러분의 헌신과 희생에 우리 국민과 정부가 합당한 처우를 해 주는 것이 바로 공정과 상식”이라며 “정부뿐만이 아니라 국회가 제 역할을 하도록 원내지도부와 의원들께 간곡하게 부탁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날 간호사들은 간호사 역할 및 업무범위의 확대 조정과 처우 개선 등을 골자로 하는 간호사법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 중이라면서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한 참석자는 “이번에 간호사법이 제정되지 않으면 국회의사당 앞에 드러눕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토론을 마친 윤 후보는 간호사법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는 요청에 “저도 부모님이 늘 편찮으셔서 입원을 밥 먹듯이 하는 것을 지켜봤다. 의료현장에서 (간호사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눈으로 다 봤다”며 “합당한 처우와 제도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지만 정확히 가려서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보겸 (kimkija@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