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들 '수퍼 통화 위크(week)'

손진석 기자 2022. 1. 1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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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청문회·美中 물가 발표 등 나흘간 줄이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AP 연합뉴스

11일 오전 10시(현지 시각·한국 시각 12일 0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의장의 두 번째 임기에 대한 상원의 인준 청문회를 시작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대형 이벤트들이 이번 주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12일에는 미국의 12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과 중국의 12월 생산자 물가 상승률이 나란히 발표되고, 13일에는 미국의 생산자 물가 상승률이 나온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을 긴장시키고 있는 인플레이션의 최신 흐름과 주요국의 대응 방향을 살펴볼 수 있다. 바로 이어 14일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글로벌 통화 정책의 향배를 결정할 ‘수퍼 위크(super week)’가 개막하는 것이다.

◇파월 의장 인플레 의식해 청문회에서 강경 발언할 수도

이미 파월 의장은 ‘파월 피벗(pivot·중심 이동)’이라고 불릴 정도로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면모를 버리고 매파적인 성향을 뚜렷하게 나타내고 있다. 파월 의장은 10일 청문회에 앞서 공개한 서면 인사말에서 “더 높은 물가 상승이 고착화하는 것을 막고자 동원 가능한 도구들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이 청문회에서 예상보다 강경한 표현을 동원해 ‘인플레 파이터’가 되겠다고 다짐하면 시장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둔 바이든 행정부가 높은 물가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을 파월 의장이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물가 상승률 40년 만에 7% 찍을까

파월 청문회에 이어 12일 발표되는 미국의 12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도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장 전망치를 7%로 집계하고 있다. 전망치대로라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982년 6월(7.1%) 이후 최고치가 된다. 안 그래도 인플레이션을 잡으려 금리 인상을 앞당기고, 양적 긴축(유동 자금을 줄이는 정책) 카드까지 꺼내겠다는 연준의 긴축 행보가 더 가속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김위대 국제금융센터 경제리스크분석부장은 “미국 물가 상승률이 예상치인 7%를 초과하면 강한 긴축이 다가올 것이라는 두려움이 커져 주식·채권시장이 출렁거릴 수 있다”고 말했다.

12일에는 중국의 생산자 물가도 발표된다. ‘글로벌 공급자’인 중국의 생산자 물가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의 소비자 물가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중국의 12월 생산자 물가 전망치는 11.1%로, 11월 12.9%보다는 다소 낮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13일에는 미국의 생산자 물가(예상치 9.8%)가 발표된다.

미국과 중국의 이벤트가 끝난 뒤인 14일에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연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현재 1%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2월 3.7%에 달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은 데다 연준의 움직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상황”이라며 “1월 금리 인상 후 추가로 금리 인상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IMF “신흥국 자본 유출 조심해야”

연준이 공격적인 긴축 행보에 돌입하면 신흥국들은 자본 유출을 조심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0일 “미국의 기준금리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상승하면 차입 비용이 증가하면서 신흥국들이 경제 혼란에 직면할 수 있다”며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감소하면서 신흥 시장에서 자본 유출과 통화 가치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횟수가 예상보다 잦을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CNBC 인터뷰에서 “올해 단지 4차례의 금리 인상뿐이라면 나는 놀랄 것 같다”고 했다. 금리 인상 횟수가 적어도 4차례는 될 것이고, 그보다 많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앞서 9일에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올해 연준의 금리 인상 횟수를 기존 3차례에서 4차례로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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