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올렸는데..가격 인상 딜레마 빠진 저가 커피

백주아 2022. 1. 11. 17:2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저가 커피 업계가 연초 스타벅스의 기습적 가격 인상에 고심에 빠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맹점 500개 이상을 보유한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더벤티 등 국내 4대 저가 커피브랜드는 커피 가격 인상 여부를 두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가격 올리자니 '저가 브랜드' 정체성 깨져
치솟는 원두 가격에..동결시 매출 타격 불가피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저가 커피 업계가 연초 스타벅스의 기습적 가격 인상에 고심에 빠졌다. 커피 값을 동결하자니 국제 원두 가격 인상 부담을 떠안아야 하고 가격을 올리면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쌓은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될 우려가 있어서다.

▲김대영(왼쪽 사진 맨 왼쪽) 메가커피 대표가 지난해 10월1500호점 가맹점주들과 오픈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메가엠지씨커피)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맹점 500개 이상을 보유한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더벤티 등 국내 4대 저가 커피브랜드는 커피 가격 인상 여부를 두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저가 커피 브랜드의 딜레마는 ‘착한 가격’이다. 현재 저가 커피 4사의 따듯한 아메리카노 가격은 모두 1500원이다. 비슷한 용량 기준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 가격(5100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대용량에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하지만 업계 1위 스타벅스의 가격 인상으로 저가 커피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미국 뉴욕 ICE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달 아라비카 원두 선물은 파운드 당 2.5달러에 거래되면서 10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국제 커피 원두 선물 가격이 3~9개월 시차로 수입 가격에 반영되는 것을 고려하면 이르면 상반기부터 가격 동결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가격 인상에 따른 리스크도 상존한다. 가성비를 무기로 경쟁력을 확보했던 저가 브랜드의 정체성이 모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저가 브랜드 1위 메가커피의 매장 수는 지난 2015년 12월 가맹사업 시작 이후 6년 만에 1500개를 돌파했다. 2위 컴포즈 커피도 지난달 말 기준 1200개 이상의 매장 수를 확보했다. 나머지 2사는 700개 이상의 가맹점을 확보하면서 공격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비해 이디야커피는 잇단 가격 인상으로 착한 커피라는 수식어를 뗏다. 10년 전 이디야커피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2500원으로 다른 커피 전문점 대비 평균 1000원 이상 저렴했다. 하지만 2014년 2800원으로 300원 인상한 이후 2018년 320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후발 업체의 저가 공세를 만회하기 위해 고급화를 선택했지만 매출 감소세를 면하지 못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이디야의 매출액은 2239억3120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빽다방 매출은 3억2501만원을 기록했다. 메가커피(2억7585만원) 컴포즈커피(2억6085억원), 더벤티(2억1324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스타벅스의 가격 인상으로 나머지 커피 브랜드 가격 도미노 인상이 예상된다. 앞서 스타벅스가 지난 2014년 7월 아메리카노 가격을 3900원에서 4100원으로 인상 후 커피빈, 할리스, 이디야커피 등이 뒤따라 가격을 올렸었다.

업계에서는 저가 커피가 마냥 손 놓고 시장 상황을 바라볼 수만 없지만 저가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저가 커피 브랜드 관계자는 “원두 공급망을 충분히 확보해 놓은 상태인 만큼 당장 인상 계획은 없지만 상황을 보고 있다”면서도 “착한 가격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은 만큼 최대한 버티면서 기존 커피 수요를 유지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백주아 (juabaek@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