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다 오를 때 못 오른 중국 증시, 올해는 다를까 [강현우의 베이징나우]

강현우 2022. 1. 1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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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은 지난해 사상 최대 순매수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해 중국 주식은 어떻게 될 까요? 많은 투자자나 증시 관계자 분들이 올해가 작년보다는 낫지 않을까 하는 말씀들을 하십니다. 중국 증시가 작년에 워낙 부진했다는 점이 올해 반등을 점치는 주요 근거 중 하나입니다. 중국 경기가 올해 상저하고 패턴을 보일 전망이 많고요. 증권가에선 연초에 중소형주 중심 장세가 나타난 뒤 하반기 경기 회복 기대를 반영해 실적 개선 주식들이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베이징나우는 올해 중국 증시 전체적인 전망과 중국 현지 증권사들이 꼽은 유망 종목들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새해마다 나오는 낙관론


중국 증시 낙관론 내지는 반등론이 나오는 이유는 먼저 작년에 부진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에 투자할 때 많이들벤치마크 삼는 대형주 중심 CSI300지수가 있습니다. CSI300이 작년에 10%정도 빠졌습니다. 미국 벤치마크 중 하나인 S&P500은 거의 30% 올랐고요, 심지어 그렇게 조용하다는 일본 닛케이225도 8%가량 올랐습니다.


 CSI300이 최근 4800선에 머물러 있는데요, 골드만삭스는 올해 5500, 모건스탠리는 올해 5200을 예상했습니다. 골드만삭스가 15%, 모건스탠리가 10% 정도 오를 거라고 보는 건데, 작년에 내렸던 데 비하면 상당히 선전하는 거고요. 또 S&P500 올해 상승률 컨센서스가 9.6%라고 하는데 예상대로 된다면 중국과 미국 주식이 비슷하게 오를 거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작년 초에 CSI300이 5300정도 했을 때 중국 국내 증권사든 글로벌 IB들이든 저마다 6000 간다는 얘기들을 했었습니다. 아무래도 새해 시작부터 올해 주가 떨어진다는 얘기를 하는 건 증권사 영업에도 도움이 되지 않으니 좀 세게 보는 경향이 있다는 점은 참고하셔야 하겠습니다. 

 중국 증시로 몰리는 외국인 자금

외국인 자금이 중국 증시로 계속 쏠리는 걸 보면 중국 증시가 현재 저평가 상태라고 보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많은 것 같긴 합니다. 홍콩증시를 통해서 중국 본토 주식을 사는 외국인 자금을 북향자금이라고 하는데, 작년에 연간 북향자금 순매수가 4300억위안, 약 80조원이었습니다. 2014년 교차매매가 시작된 이후 최고치고요, 이전 최고치는 2019년 3500억위안이었습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때문에 2000억위안까지 내려갔다가 작년에 두 배 넘게 불어난 겁니다.


 월간으로 봐도 작년 12월 한 달 동안 889억위안으로 월간 기준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한 달 동안 순매수가 집중된 종목들을 보면 증권주인 둥팡차이푸하고 중신증권이 1위와 4위에 올랐습니다. 주식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얘기겠죠.

좀 특이한 점은 중국 최대 은행 중 하나인 초상은행과 중견 은행인 광예은행도 순매수 10위 안에 올랐다는 겁니다. 중국이 지난해 말에 금리를 인하하기도 했는데, 금리 인하에 따른 부정적 요인보다는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를 조금씩 풀면서 은행 실적도 나아질 것이란 기대가 더 큰 것 같습니다. 또 중국이 2년 동안 코로나19에 대응한다고 은행들에게 중소기업들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을 계속 유도했는데 이 부분도 좀 줄어들 것이란 전망입니다.

 마오타이, 미워도 다시 한 번?

중국 경제매체 중국증권보가 자국 증권사 24곳에게서 10개 정도씩 1월 추천종목을 받았습니다.
 정리해 보면 개별종목으로는 대장주인 바이주 주식 마오타이가 가장 많은 6번 추천을 받았습니다. 그 외에 전력설비나 바이오주 추천도 많았고요, 특고압선이나 5G통신망을 말하는 신인프라주, 소비재주들도 주목하라는 조언이 많았습니다.

중국 증권사들은 대체로 연초에 중소형주 장세가 나타날 걸로 봤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추천 종목들이 분산돼 있었습니다. 추천수 10위 안에 바이주 주식이 3개 포함됐는데요, 마오타이가 6표, 루저우라오자오와 우량예가 각각 3표씩을 받았습니다.

마오타이는 작년 12월 초에 2000위안선도 회복했지만 이후 또 약간 횡보하고 있습니다. 마오타이는 시장 지배력 부문에서 다른 바이주들과는 비교가 안 됩니다. 중국 고위 공무원들과 식사 자리에 다른 술을 들고 가면 그 공무원이 무시당했다고 생각할 정도라고 하고요.

마오타이는 대표 제품인 페이톈이 시중 가격 한 병에 대략 4000위안, 약 75만원 정도 합니다. 그런데 이걸 6병짜리로 묶어서 파는 박스 판매 가격은 2만4000위안이 아니라 2만5000~6000위안에 거래됩니다. 본사에서 대리상에 출고할 때 박스로 보내기 때문에 그만큼 진품일 가능성이 높아서라고 합니다. 이런 대접을 받는 술은 마오타이밖에 없죠.


 주식투자자 입장에선 하지만 주가가 너무 높은 게 부담입니다. 한 주에 2000위안인데, 중국 주식은 100주씩 묶어서 사야 하기 때문에 최소 20만위안이 있어야 합니다. 최근 환율로는 3700만원이 넘죠.

그래서 한국 투자자분들은 중국 3대 명주 중에 다른 주식인 우량예나 루저우라오자오도 관심을 가지시는데요, 지금 시가총액과 PER을 보면 우량예가 8500억위안에 31배, 루저우라오자오가 3500억위안에 33배 정도 됩니다.

저는 우량예와 루저우라오자오 중에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루저우라오자오를 고르겠습니다. 두 회사 모두 3대명주 8대명주에 들어가는 회사라 바이주 품질은 비슷하다고 보는데, 최근 중국 현지에서 보면 루저우라오자오 쪽이 마케팅을 상당히 공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비용도 늘겠지만, 중국 소비가 장기적으로 회복된다고 한다면 그 수혜도 더 많이 볼 것으로 보입니다. 

 연초엔 중소형주에 관심을?


마오타이 다음으로 5표를 받은 주식은 중견 화학주인 둥팡위훙입니다. 선전증시 상장사고 종목코드는 002271입니다. 둥팡위훙은 건축자재 중에서도 방수 부문에 특화한 업체고요. 중국 신인프라 투자 확대 수혜주로 꼽히면서 작년에 JP모간, 메릴린치, UBS 같은 해외 투자자들이 새로 주주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중소형 화학업체 중에 옌후와 웨이싱화학이 3표씩을 받았습니다. 둘 다 선전증시 상장사고요, 옌후는 000792, 웨이싱은 002648입니다. 염화칼륨이나 아크릴산 같은 화학제품에 특화한 회사들이고요. 두 회사 모두 아직 나오진 않았지만 작년 영업이익이 2020년보다 3배 정도씩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또 앞으로도 연간 20%씩 늘어날 것이란 전망입니다.

중소형이라고 해도 시가총액 1000억에서 2000억위안, 약 20~30조원 하는 회사들이긴 한데요, 한 세 달 정도 후에 이 주식들 주가가 어떻게 됐는지 다시 점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미 제제 뚫고 상장한 센스타임


중국 기업들이 갖고 있는 리스크 중 하나가 미국 제제죠. 화웨이가 집중 타깃입니다만 상장사는 아니고요. 상장사 중에선 반도체 파운드리인 중신궈지, SMIC가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엄청나게 밀어주는데, 미국이 최신 장비와 기술을 못 사게 하니까 발전은 못하고 있죠. 그래서 주가도 계속 횡보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 말에 미국 제재 대표 주식이 홍콩증시에 또 상장했습니다. 이름은 상탕커지, 영어로는 센스타임이고 종목코드는 00020입니다. 센스타임은 2014년 설립된 AI기술 개발 업체입니다. 안면인식이나 증강현실, 의료사진 분석 같은 분야에 AI를 활용하고 있고요. 2019년 미국의 기술과 장비, 재료 등을 사용하지 못하는 블랙리스트에 올렸습니다. 센스타임의 안면인식 기술이 신장위구르자치구 소수민족 인권 탄압에 활용되고 있다는 이유입니다.

또 홍콩 상장 직전에는 미국인과 미국기업들이 센스타임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재도 부과했습니다. 역시나 이 회사 기술이 중국 인민해방군에 활용되고 있다는 이유고요.

상장을 며칠 연기하는 우여곡절 끝에 작년 12월30일 공모가 3.85홍콩달러로 상장했습니다. 이후 4거래일 연속 급등하면서 장중 9홍콩달러를 넘기도 했는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저는 이 종목이 미국 제재라는 악재, 중국의 지원이라는 호재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할 거 같긴 합니다. 다만 여기에 좀 더 안좋게 보이는 부분은 실적이 아직 안 받쳐준다는 부분입니다. 올 상반기에 매출 16억위안을 했는데 순순실이 37억위안이었습니다. 손실이 매출의 두 배에 달하는 거죠. 인건비 부담이 너무 높다고 하고요. 또 안면인식기술 말고 다른 기술이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도 단점으로 지적할 수 있습니다.

올해 미국증시에서 홍콩으로 돌아오는 기업들이 많이 나타날 텐데요, 센스타임과 비슷한 사례가 반복될 것 같습니다. 잘 고르면 며칠 만에 두세배 뛰는 종목도 찾을 수 있을텐데, 저는 개인적으로는 별로 추천하고 싶진 않습니다.


올해 중국주식 투자 리스크를 좀 알아보겠습니다. 중국 경제가 하강 국면이라는 얘기는 많이들 들어보셨을 것 같고요. 중국 증권사들이 가장 많이 꼽는 건 금리와 환율입니다.
 보통 금리는 오르면 증시에 악재 내리면 호재로 분류가 되긴 하는데, 중국은 기준금리를 작년 말에 한 차례 내렸고 올해도 추가 인하 전망이 나옵니다. 중국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건 미국 금리입니다. 미국이 올해 금리를 세 번 올릴 예정인데다 최근에는 시기나 강도도 더 공격적으로 하겠다는 방침을 내놨죠.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중국이 내리는 상황이 되면 중국에 들어왔던 달러가 빠져나가겠죠. 달러 수요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위안화는 약세가 될 겁니다.

주식시장 기준으로 보면 위안화가 약세로 가는 건 악재입니다. 외국인 투자자가 1달러를 6위안으로 바꿔서 6위안짜리 주식을 샀다고 해보면요, 주가가 가만히 있다 해도 환율이 올라서 1달러 당 7위안이 되면 이 투자자가 6위안짜리 주식을 팔아서 받을 수 있는 달러는 1달러가 안 됩니다. 환율이 오른 만큼 앉아서 손해를 보는 거죠.

미국 금리 인상으로 위안화가 약세가 되면, 이건 중국이 내심 바라는 바일 수도 있습니다. 수출에는 도움이 될 테니까요. 위안화 약세가 지속될 거라는 게 일종의 컨센서스가 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투자를 망설이는 이유가 될 겁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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