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에디슨모터스, 쌍용차 인수 남은 과제는?

김동훈 2022. 1. 1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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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계약 체결..인수금 3048억에 운영금 500억
채권단 설득·정상화 자금 마련 방안 등 숙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쌍용차를 인수하는 데 한 발 더 다가섰다. 이 컨소시엄이 쌍용차와 본계약을 맺고 계약금을 내면서다.

아직 난관은 남아있다. 채권단 동의, 인수 자금 마련, 현실적인 회생 계획 등이다. 그간 에디슨모터스가 1조3000억원이 넘는 정상화 자금 마련 계획을 두고 오락가락한 행보를 보이면서 시장의 의구심은 커지고 있다. 에디슨모터스가 이 난관을 넘어 "테슬라를 따라 잡겠다"는 계획을 실행에 옮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500억 긴급 수혈

쌍용차는 지난 10일 우선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M&A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쌍용차가 서울회생법원에 에디슨모터스와의 투자계약 체결 관련 허가 신청을 했고, 법원도 곧바로 이를 허가했다. 서울회생법원이 작년 10월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허가한 지 3개월만이다.

에디슨모터스는 본계약과 함께 계약금을 완납했다. 작년 11월 155억원에 이어 이번에 150억원을 추가로 내면서 계약금 305억원을 모두 낸 것이다. 잔금은 관계인집회가 열리기 5영업일 전까지 모두 납부해야 한다.

앞으로 쌍용차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상대로 신주를 발행하게 되면,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인수대금 3048억원을 투입해 쌍용차 지분 95% 가량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또 에디슨모터스는 운영자금 500억원을 쌍용차에 빌려줬다. 에디슨모터스가 인수금과 별도로 운영자금을 빌려주는 이유는 쌍용차의 금융거래가 막혀있서다. 쌍용차는 "원재료 매입, 노무비 지급 등 쌍용차의 원활한 회생절차 진행을 위한 것"이라며 "500억원은 대여 조건을 한도로 회생법원의 허가를 얻어 차입하는 형태"라고 전했다.

이 운영자금은 작년 MOU 체결 때부터 합의된 조건이었지만 관리 방식을 두고 신경전이 이어졌다. 에디슨모터스 입장에선 대여금을 사용할때 사전 승인을 받으라고 요구했지만 쌍용차 측은 법정관리 체제에서 월권이 될수 있다는 우려에서 이를 반대했다. 에디슨모터스 관계자는 "500억원 사용처 등은 별도의 MOU를 통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자금 흐름을 보면,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납부하는 인수대금 3048억원은 쌍용차에 자본금으로 납입되고, 쌍용차는 이 돈으로 채무변제에 나서게 된다. 인수대금이 쌍용차 회생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얘기다. 쌍용차에 투입되는 돈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빌려주는 운영자금 500억원이 전부다. 에디슨모터스 관계자는 "쌍용차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자금"이라고 설명했다.

에디슨모터스, 어디서 1.3조 구할까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본계약을 맺었지만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 

우선 쌍용차는 '회생계획안'을 오는 3월1일까지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채권자별 변제 계획과 쌍용차 주식 감자 비율 등이 담길 전망이다. 양사는 인수기획단 파견 시점도 회생계획안 인가 시점 이후로 하기로 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회생계획안은 인수대금을 채권자들에게 배분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며 "최대한 빨리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난관은 채권단을 설득하는 과정이다. 법원에서 회생계획안 인가가 나고 열리는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통과하려면 채권단 3분의 2, 주주 2분의 1 이상 등이 동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채권 변제 비율 등을 두고 채권단이 반대 목소리를 높일 수도 있다.

거래가 끝난 이후에도 과제는 남아있다. 에디슨모터스에 따르면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에 투입해야 할 자금만 1조3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미 자금 조달 계획이 일부 틀어지기도 했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중 한 곳인 키스톤PE가 약속한 투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컨소시엄에서 빠지면서다. 부족한 자금 일부는 재무적투자자(FI)인 강성부펀드(KCGI)가 추가로 지원할 것으로 전해졌다.

에디슨모터스 관계자는 "2743억원의 인수 잔금은 자체 조달 등으로 이미 확보했다"며 "인수 후 운영자금 조달은 해외 투자유치와 운영자금 대출,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므로 자금력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그간 에디슨모터스의 행보가 오락가락해서다. 당초 에디슨모터스 측은 산업은행 대출로 8000억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산은이 거부 의사를 보이자 쌍용차 평택 부지를 개발하겠다고 선회했다. 이 부동산 개발 카드마저 막히자 최근엔 해외 투자자 유치 등으로 입장을 바꾼 상황이다.

에디슨모터스 회사 홈페이지를 보면 "테슬라를 추월하겠다"는 포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조 단위 자금 마련뿐만 아니라 양사의 실제 시너지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날지도 의문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지금까지 어려운 과정을 거쳐 본계약을 체결하게 된 만큼 조속한 회생계획안 제출, 관계인 집회 동의 및 법원 인가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경영정상화를 이루는데 최선을 다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훈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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