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워크' 퇴직인증..미국 '젊은 게으름뱅이'에 골머리
작년 11월 美 퇴직자 450만명으로 '최대'
골드만삭스 "안티워크, 노동참여 장기 리스크"
"돈 떨어지면 복귀할 것" 주장도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미국의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의 소모임인 ‘안티워크’(Antiwork)의 가입자는 2020년 10월 18만명에서 이달 들어 160만명으로 약 9배 급증했다. 레딧은 소모임 ‘월스트리트벳츠’(WallStreetBets)로 유명한 곳이다. 작년 초 공매도 세력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집결해 게임스탑과 AMC 등 밈 주식(meme stock)을 사모으잔 운동이 시작된 곳이다.
안티워크의 이용자들은 서로를 게으름뱅이라고 부른다. 이들에게 일은 가장 적은 노력을 해야하는 것이다. 일하는 시간을 줄여 자신을 위해 써야 한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여가시간을 삶의 최우선으로 둬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급기야 직장을 그만둔 이들은 퇴직을 인증하기도 한다. 생활비를 구하기 위해 단기 아르바이트를 한다거나 돈을 아끼려 룸메이트를 구했다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미국 보스턴에 거주하는 안티워크 이용자인 올해 30살이 된 도린 포드씨는 지난 10년간 일했던 소매점을 그만두었다. 이후 할머니가 키우는 강아지를 돌보는 일 외엔 특별한 직업을 갖지 않았다. 그녀는 “(일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으며 최악의 경우 굴욕적이고 착취적이었다”며 “(회사에) 존재할 필요가 없는, 의미가 없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며 아마 당신도 아무 의미가 없는 서류를 만들고 아무에게도 도움을 주지 않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FT는 안티워크 운동이 노동으로부터의 소외를 지적한 마르크스주의를 추종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밀레니얼 세대가 주도한 ‘눕기’(lay flat) 운동과도 비슷하다고 전했다. 이들도 더 단순하고 덜 물질적인 삶을 위해 직업적 야망을 버리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저축률 팬데믹 전 수준 회복했지만, 서민층은 “빠르게 소진”
문제는 이들 탓에 인플레이션이 심화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시계가 빨라진단 점이다. 노동력 부족은 한 번 오르면 내리지 않는 임금 상승을 부추겨 물가의 하방 경직성을 강하게 한다. 미국 노동부는 작년 11월 기준 직장을 그만둔 인구가 총 450만명이라고 밝혔다. 2001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동시에 12월 생산활동참여율은 61.9%로 전달과 똑같았으며, 2020년 7월 이후 61%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 수준은 63%다. 일자리가 많은 상황인데도 사람들이 일터로 돌아오지 않고 있는 셈이다.
골드만삭스는 “안티워크 운동이 미국의 노동 참여에 대해 장기적인 리스크가 될 수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해 말 인플레이션 잡기로 입장을 선회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현실은 아직 강력한 노동력 참여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한동안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노동자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더 나은 직업을 위해 자기계발에 들어간 사람들도 있을 뿐 더러, 게으름뱅이들도 돈이 떨어지면 일을 할 수밖에 없단 것이다. 상무부가 발표하는 미국 개인들의 저축률은 약 7%를 기록해 팬데믹 수준으로 돌아갔다. 다만 JP모건은 이에 대해 “저소득층은 저축률이 크게 올라갔다가 빠르게 소진됐다”고 짚었으며 무디스는 “서민, 중산층 가구의 초과 저축액은 올 초 모두 소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 전문가 엘리슨 슈레거는 블룸버그에 기고한 ‘눕기 운동에 참여하길 원한다면 비용을 준비해야 한다’는 칼럼에서 “많은 게으름뱅이들은 돈이 떨어지거나 지루함을 느낄 것이기 때문에 결국 직장으로 복귀할 것”이라며 “통계적으로 20대와 30대에 쌓은 기술과 네트워크가 평생 경력을 결정하며, 급여 인상은 대부분 45세 이전에 발생한단 점에서 젊은 세대의 긴 안식년은 끔찍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칼럼은 작년에 게재된 블룸버그 칼럼 중 가장 많이 읽혔다.
고준혁 (kotae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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