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우세종화' 전망에..정부, 거리두기 완화 수위 고심

김향미·민서영 기자 입력 2022. 1. 11. 16:36 수정 2022. 1. 1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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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0시 기준 3097명 나온 11일 서울 중구 시청 앞 서울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이 코로나19검사를 받고 있다. 한수빈 기자

정부가 다음주부터 적용할 거리두기 완화 수위를 두고 고심중이다. 최근 코로나19 방역지표들이 개선되고 백신 추가접종률이 오르면서 ‘사적모임 4명, 영업시간 9~10시 제한’을 골자로 하는 거리두리를 일부 완화하는 안을 검토중이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하루 확진자가 만명 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의료대응체계 준비는 미흡한 상태라, 거리두기를 현 수준으로 연장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정부는 오는 17일부터 적용할 거리두기 방안을 14일 발표할 예정이다.

박향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거리두기 조정과 관련해 “방역지표가 호전세를 보이지만 오미크론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며 “오늘 방역의료분과를 통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12일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서 의견 수렴을 더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지표상으로는 유행세가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방역을 다소 완화할 여지가 생겼다. 이날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44.9%로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행한 지난해 11월1일(45.2%) 때보다도 낮아졌다. 여기에 추가접종률이 인구 대비 41.8%(60세 이상 81.6%)까지 오르고, 이달부터 40대 이하 연령층도 추가접종에 본격 참여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현재 4명까지 허용되는 사적모임 인원을 6명까지 늘리고,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도 한두 시간 연장하는 안이 언급되고 있다. 정부는 자영업자·소상공인 피해가 크고, 국민 피로감이 높은 거리두기를 장기간 지속할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도 하고 있다. 방역패스(백신접종확인·음성확인제) 확대 시행으로, 유행을 일부 억제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정기석 한림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번 유행 규모가 줄어드는 데 거리두기 효과가 얼마나 반영된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서 영업시간을 한 시간정도 늘려보는 시도는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당장 방역패스를 둘러싼 논쟁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법원이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에 대한 방역패스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한 데 이어 방역패스를 둘러싼 비슷한 소송들이 진행중이다. 백신 효과를 과신하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미크론이 이달 중 우세종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설 연휴 인구 이동이 늘어나면 확산 규모가 급증할 수 있는데 의료대응체계가 준비가 덜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확산으로 (3월에) 하루 확진자 2만명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는데 정부가 거리두기 완화를 검토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현재 의료시스템은 3000명 안팎에서 유지 가능한데, 거리두기 완화해서 확진자가 늘면 지난번처럼 (의료현장이) 한계가 올 수 있다”고 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돼 미국·영국처럼 5배 확진자가 늘었을 때를 가정해보면 의료체계 준비가 되지 않았다. 거리두기 완화는 파국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방역패스보다는 거리두기 시행이 유행세를 안정화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가 방역패스를 확대 시행한 것은 지난달 6일부터인데 같은달 중반까지도 확산세를 보였고, 18일부터 시행한 거리두기로 최근에 방역지표가 개선됐다는 것이다. 방역패스 이용에 시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정부는 “방역패스는 미접종자 보호와 추가 전파 차단이 목적이고 거리두기를 짧게 하기 위한 보완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단, 현재 18세 이하·의학적 사유 등 ‘예외 적용’의 범위를 임신부 등에 확대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결국 방역조치 조정과 관련해선 오미크론 대응 역량이 관건이다. 정부는 소아 접종·성인 4차 접종을 검토하는 한편, 늘어날 재택치료 환자에 대비해 코로나19 진료·치료에 의원급의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정부가 구매 계약을 체결한 100만4000명분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중 초도 물량인 팍스로비드(화이자) 2만명분이 오는 13일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다. 먹는 치료제 도입과 활용방안은 12일 발표된다.

김향미·민서영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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