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의 바이오 귀환, '장(腸)속 미생물'로 승부수

김명지 기자 2022. 1. 1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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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신약은 비주력 사업'이라며 HK이노엔(옛 CJ헬스케어)을 매각했던 CJ제일제당이 'CJ바이오사이언스'를 공식 출범하면서 제약·바이오 업계로 돌아왔다.

CJ가 우리 몸속 미생물인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신약 연구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CJ에서 CJ헬스케어 매각 후 다시 바이오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라서 (성과를 내기 위해) 꽤 공을 들인 것으로 안다"며 "'마이크로바이옴' 쪽에 특화된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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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CJ바이오사이언스 출범
2018년 HK이노엔 매각 4년 만
"마이크로바이옴 특화한 신약 개발"
천랩 대표, 서울대 천종식 교수 대표이사
천랩(위)로고와 CJ바이오사이언스 로고/캡처

지난 2018년 ‘신약은 비주력 사업’이라며 HK이노엔(옛 CJ헬스케어)을 매각했던 CJ제일제당이 ‘CJ바이오사이언스’를 공식 출범하면서 제약·바이오 업계로 돌아왔다. CJ가 우리 몸속 미생물인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신약 연구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CJ바이오사이언스는 출범하면서 ‘글로벌 넘버원(No.1)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이라는 비전을 내세웠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을 뜻하는 마이크로브(microbe)에 생태계라는 뜻의 바이옴(biome) 을 합친 단어다.

인간 몸속에 있는 미생물과 그 유전정보를 뜻하는데, 최근 장 속 미생물이 건강과 질병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기존의 치료제로 완치가 어려운 질병을 치료하는 대안으로 떠올랐다. 장(腸)속 유익균을 늘리고 유해균을 줄이면 질병을 낫게 할 수도, 또 예방할 수 있다는 논리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CJ제일제당이 지난해 인수한 바이오벤처인 ‘천랩’과 자사의 제약·바이오 사업부(레드바이오팀)을 통합해 출범한 회사다. 천랩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마이크로바이옴 플랫폼 기업으로, 염증성장질환 치료제, 항암제, 간질환 치료제 등을 연구한다.

업계 관계자는 “CJ에서 CJ헬스케어 매각 후 다시 바이오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라서 (성과를 내기 위해) 꽤 공을 들인 것으로 안다”며 “‘마이크로바이옴’ 쪽에 특화된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CJ바이오사이언스의 신임 대표이사이자 천랩의 창업주인 천종식 전(前)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미생물 연구 권위자로 꼽힌다. CJ제일제당은 천 교수에게 전권을 주고, 자사의 연구인력을 보내주는 등 전폭적 지원을 했다고 한다. 천 대표는 정년을 10년 남겨둔 지난해 12월 서울대 교수직에서 물러났다.

CJ제일제당은 레드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자회사 CJ바이오사이언스가 공식 출범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왼쪽부터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 천종식 CJ바이오사이언스 대표, 황윤일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문장. /연합뉴스

CJ가 HK이노엔을 매각하긴 했지만,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 2019년 마이크로바이옴 바이오벤처인 고바이오랩에 투자했고 지난해 천랩·아주대의료원과 공동연구개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CJ제일제당은 기존의 미생물·균주·발효 기술과 천랩의 빅데이터가 시너지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해 상용화된 의약품은 없지만, 신약 개발에만 성공하면 시장은 보장돼 있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시장 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 시장은 오는 2025년 7억8880만달러(약 9502억원)에서 연평균 21.5%씩 늘면서 2028년에는 14억1630만달러(약 1조7059억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바이오벤처 중에선 마이크로바이옴 바이오벤처로 지놈앤컴퍼니, 고바이오랩이 꼽힌다. 두 회사는 자체 개발 기술로 건선, 역류성식도염 등을 치료하는 신약 후보물질 임상 1상에 진입한 상태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오는 2025년까지 면역항암·자가면역질환 치료용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미국에서 임상 1상을 하고,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 공동 연구를 통한 기술 수출을 추진할 계획을 세웠다.

국내 바이오벤처 가운데 마이크로바이옴 위탁개발생산(CDMO)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지놈앤컴퍼니는 지난해 9월 미국 마이크로바이옴 CDMO 기업 리스트랩을 인수하고, 리스트랩의 생산역량(CAPA)을 지난해 100ℓ에서 2023년 500ℓ로 늘릴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400억원을 들여 마이크로바이옴 위탁생산기업 메디오젠 지분 30%를 인수했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8월 미국 마이크로바이옴 전문 CDMO 기업 아란타바이오와 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신약 후보물질 임상시험용 의약품 개발과 제조 과정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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