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들어서자 주변 아파트 가격 2~7% 하락했다
[경향신문]
물류시설이 들어선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최대 7% 가량 하락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1일 서울대 환경대학원 연구진이 지난달 학술지 국토연구에 게재한 ‘물류시설이 인근 아파트 가격에 미치는 영향 분석 : 경기도 동남권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논문을 보면 경기 동남권의 광주, 용인, 이천에 들어선 물류시설과 인근 아파트의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물류시설 1㎞ 반경 내의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이 지역에 2012~2019년 들어선 물류시설 81곳과 이들 시설 3㎞ 반경 내 아파트 991곳의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물류시설과 1.25㎞ 이상 떨어진 아파트 가격은 상승한 반면 인접 아파트의 가격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리별로는 물류시설로부터 250m 이내의 아파트는 외부지역의 아파트보다 7.23% 하락했다. 또 500m 이내의 아파트 가격은 5.16%, 750m 내 아파트는 5.45%, 1000m 내 아파트의 경우 2.8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물류시설이 입지함으로써 주변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물류시설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효과가 크게 나타남을 의미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물류시설로 인한 대기오염, 소음, 혼잡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경관 훼손, 지역 경제 및 고용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에 관해 다양한 연구가 이뤄졌지만 국내에선 물류시설이 인근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 연구가 아직까지 드물다. 연구진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에서는 물류시설의 무분별한 확산으로 운송량이 증가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증가했고, 도시 환경에 해로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바 있다. 일본 도쿄에서는 물류시설의 무분별한 공간적 확산이 지역사회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다.

국내의 경우 물류센터 조성이 추진되고 있거나 이미 조성된 지역들에선 화물 트럭 등 물류 배송 차량으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 환경 오염, 소음, 경관 훼손 등의 문제로 인해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와 서울시, 서울교통공사가 추진하던 경기 의정부 소재 도봉차량기지 물류센터 조성은 지자체와 주민 반대, 예산 확보 실패 등으로 인해 무산됐다. 양천구와 강동구에 추진하던 물류센터도 해당 자치구의 반발에 부딪혔다.
2018년에는 신세계그룹이 경기 하남 미사지구에 추진하던 물류센터 건립이 교통 체증과 소음 등을 우려한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신세계의 물류센터 건립은 서울 장안동, 경기 구리 등에서도 반대에 부딪혀 실패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경기 남양주, 용인, 경남 김해, 전북 김제 등 다양한 지역 주민들의 물류센터로 인한 피해 호소와 건립 반대 청원이 올라와 있다. 한 청원인은 지난해 11월에 올린 ‘별내동 물류센터 건립을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에서 “초등학교 바로 옆에 초대형 물류센터가 들어서고 있습니다”라며 교통 사고 위험과 경관 훼손 피해에 대해 호소했다.
이 글에는 “별내동의 상징인 불암산이 아파트 15층 높이의 물류 센터에 가려지게 생겼습니다. 또한 초대형 물류 센터 바로 옆에 초등학교가 있어 우리 아이들이 화물 트럭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습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청원인은 “제발 별내동의 아이들을 하루에도 수천 대씩 지나다니는 화물 트럭의 위험에서 지켜주세요”라는 내용으로 글을 맺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물류시설의 영향에 대한 초기연구로서 주거시설과 인접한 곳에 물류시설을 공급할 경우 반발하는 주민들과 합리적인 협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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