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관광의 미래상'은 전통과 지역성 [서울25]
[경향신문]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만 2년을 넘기면서 길이 끊어진 전 세계 관광 루트도 언제 정상화될지 더욱 요원해졌다. 바이러스 확산이 시작된 2020년은 국제관광객 숫자가 1990년 수준으로까지 급감했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지난해 12월 발간한 제24차 정기총회 자료집에 따르면 2021년 7~11월 국제관광객 숫자는 전년 동기 대비 58%가 늘어나 획복세로 돌아서기는 했으나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의 64%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특히 이같은 전환도 지난해 후반기에나 이뤄진 것이어서 2021년 1~11월 관광객은 2020년 대비 20%, 1~6월 상반기만 따지만 54%나 적다.
사정은 한국도 마찬가지여서 2019년 1750만명에 달했던 외국인 방문자 수는 2020년 250만명으로 급감했다. 그나마 줄어든 국제 여행 수요를 대신해 국내 관광이 늘어나면서 빈 공간을 일정 정도 유지하는 상태다. UNWTO는 2019년 수준으로 관광 기반이 회복되려면 최대 4년은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전레 없는 바이러스가 불러온 ‘위드 코로나’ 시대의 관광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11일 종로구가 발표한 ‘관광발전 5개년(2022~2026) 기본계획’을 보면 전통과 지역성으로 특화하는 전략이 눈에 띈다. 종로구는 코로나19가 진정돼 여행 활동이 증가하는 때에 대비해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고 밝혔다.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한 사전 준비로 국내·외 관광시장 동향과 지역 환경 분석 및 대표 관광지·문화시설 현황 분석 등을 토대로 마련한 전략들이다.
우선 지역성을 갖춘 관광콘텐츠를 발굴하고 지속가능한 플랫폼 기반을 구축해 ‘전통을 안고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지속성장 관광도시’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지역 특화 콘텐츠는 종로 안에서 비슷한 공간의 이야기를 연결해 구성했다. 한양도성과 어우러진 예술 공간(평창동, 부암동), 경복궁 등 역사적 전통문화시민공간(청운효자동, 사직동, 삼청동 등), 문화예술 체험이 가능한 공연문화놀이공간(혜화동, 이화동, 종로5·6가동), 봉제산업을 중심으로 한 근대산업창의공간(창신동, 숭인동) 등으로 주제를 나눈다. 예를 들어 조선시대 순라길 일대에서 야간 순찰하던 순라군을 재연하고, 창신·숭인에서는 지역 출신 예술인 관련 프로그램 개발한다.
또 주민의 정주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특별관리지역을 지정해 지속가능한 관광이 되도록 주민의 일상, 자연환경을 지키는 공정상품 발굴하고 지원한다. 여행도 비대면과 디지털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관광지의 혼잡도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나 관광해설 프로그램의 자동 예약 시스템도 구현한다. 자연재해와 재난, 전염병 문제에 대비하기 위한 위기대응 매뉴얼도 개발하고 관련 종사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안전관리 교육과 현장점검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구 관계자는 “4대 분야, 12개 중점과제로 이뤄진 관광발전 기본계획을 통해 관광산업의 질적 수준 향상시킬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고 위기 상황에서 빠르게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중장기적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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