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글로브 새 역사 쓴 老배우의 남다른 연극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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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오영수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상을 차지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배우 오영수가 한국 최초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자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BS 방송도 "올해 골든글로브는 TV 생방송이나 스트리밍 행사가 없어 예년보다 더 조용했지만, 몇몇 스타들이 역사를 새로 썼다"며 "'오징어 게임' 스타 오영수가 골든글로브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 배우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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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극단 광장으로 입문.. 23년간 200여편
연극 '라스트 섹션'서 프로이트역으로 출연
"할아버지 오영수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상을 차지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배우 오영수가 한국 최초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자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10일(현지시간) 제79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과 관련해 오영수의 수상소식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CBS 방송도 "올해 골든글로브는 TV 생방송이나 스트리밍 행사가 없어 예년보다 더 조용했지만, 몇몇 스타들이 역사를 새로 썼다"며 "'오징어 게임' 스타 오영수가 골든글로브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 배우가 됐다"고 평가했다. CNN 방송도 "'오징어 게임' 스타 오영수가 역사를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외신은 오영수가 넷플릭스 최고의 흥행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오일남 역할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여 팬들을 사로잡았다면서 그의 연기 인생을 소개하기도 했다.
해외의 뜨거운 관심에도 정작 오영수는 차분했다. 그는 수상 직후 "지금은 연극 무대에 집중하고 싶다"면서 현재 출연중인 연극 '라스트 세션'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오영수의 연극사랑은 남다르다. 그는 1967년 극단 광장에 들어가면서 연극에 입문했다. 그리고 1987년부터 23년간 국립극단에서 활동했다. 출연한 연극만 200편이 넘는다.
오영수를 대중에게 알린 작품은 고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2003)이다. 오영수는 법당 바닥에 반야심경을 새기는 노승 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2009년 최고 시청률 43.6%까지 치솟았던 인기 드라마 '선덕여왕'에도 출연했다.
지난 7일 대학로 티오엠(TOM) 1관에서 개막한 연극 '라스트 세션'은 오영수의 58년 연기 내공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정신분석학의 대가 지그문트 프로이트(1856∼1939)와 C.S. 루이스(1898∼1963)의 대담을 그린 2인극이다. 미국 극작가 마크 저메인이 하버드 의대 정신과 교수인 아맨드 M. 니콜라이의 저서 '루이스 vs 프로이트'에서 영감을 받아 썼다.
영국이 독일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2차 대전에 돌입한 1939년 9월 3일. 런던에 망명해있던 프로이트가 자신을 찾아온 루이스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대화의 주제는 '신의 존재'다. 무신론자인 프로이트와 유신론자인 루이스 사이의 논쟁은 한 치의 양보 없이 90분간 뜨겁게 이어진다.
이 작품은 정신분석학과 문학이란 각기 다른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두 사람의 만남을 다룬다는 점에서 무척 흥미롭다. 하지만 현실에서 둘은 실제로 만난 적이 없다. 이들 사이에 오간 대화는 작가의 상상력이 빚어낸 허구다. 그럼에도 무대에서 펼쳐지는 두 사람의 논쟁은 심오하고 위트가 넘친다.
주제가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무대에 집중하다 보면 극 전체를 이해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듯하다. 배우들의 열띤 연기를 보는 재미도 크다.이 무대에는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받은 오영수와 초연에 출연했던 원로 배우 신구가 '프로이트' 역으로, 이상윤과 전박찬이 '루이스' 역으로 출연한다. 오영수는 지난 8일 첫 무대에서 논리와 위트, 재치로 중무장한 프로이트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특히 특유의 말끝을 길게 빼는 대사 처리는 '오징어 게임'에서의 '일남'과 오버랩된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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